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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 사람이기만 했으면"…'거리의 인문학자' 사이다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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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최준영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갈무리)

 

내가 바라는 다음 대통령
정치, 못해도 괜찮다. 상식만 지켰으면 좋겠다.
경제, 몰라도 괜찮다. 걸림돌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보, 몰라도 괜찮다. 악용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문화, 융성 안해도 괜찮다.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외교, 못해도 괜찮다. 망신 행보만 안했으면 좋겠다.

일자리, 못 늘려도 괜찮다. 있는 것만 지켰으면 좋겠다.
기업, 지원 안해도 괜찮다. '삥'만 뜯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금, 안 깍아줘도 괜찮다. 허튼 데 쓰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역사, 잘 몰라도 괜찮다. 획일화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과학, 노벨상 못 받아도 괜찮다. 간섭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인권, 신장 안 시켜도 괜찮다. 유린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교육, 혁신 못해도 괜찮다. 차별없이 밥만 먹여주면 좋겠다.
위안부, 해결 못해도 괜찮다. 굴욕 합의나 안 했으면 좋겠다.
시민사회, 이해 못 해도 괜찮다. 이적단체로 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노동, 관심 없어도 괜찮다. 불법해고나 안했으면 좋겠다.
농민, 먹여살리지 않아도 괜찮다. 죽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공직기강, 바로잡지 못해도 괜찮다. 들쑤시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친인척 관리, 느슨해도 괜찮다. 설치지만 않게 하면 좋겠다.
측근비리, 근절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전횡과 횡포만 막았으면 좋겠다.
인사, 공평하지 않아도 괜찮다. 비리백화점만 아니라면 좋겠다.
언변, 유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알아듣게만 말했으면 좋겠다.

결론.
훌륭한 대통령은 못 돼도 괜찮다. 다만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정말, 사람이기만 했으면 좋겠다.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면서 '거리의 인문학자'로 불리는 작가 최준영(50)이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 글은 누리꾼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으며 빠르게 퍼지고 있다.

최준영은 '내가 바라는 다음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훌륭한 대통령은 못 돼도 괜찮다. 다만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정말, 사람이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대통령을 제비뽑기로 해도 이만하기 쉽지 않을 듯" "공감 100000000입니다" "속이 다 시원하네!! 진짜진짜!!" 등의 댓글로 이 글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최준영은 이날 CBS노컷뉴스에 "가끔 쓸 데 없는 글을 쓴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쓴 글은 아니"라며 웃음을 보였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절망이 너무 과도하니까, 차기 대통령에 대한 기대 수준을 굉장히 낮추게 되는 것 같아요. 글의 마지막에도 강조했지만 다음 대통령은 최소한 사람이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현재 프리랜서 인문학 강사로도 활동하며 전국의 지자체, 도서관, 군부대,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요즘에는 거의 매일 강연을 다니는데, 중간중간 정권을 비판하는 이야기도 자연스레 하게 된다. 대상에 따라 굉장히 격앙스러운 반응이 나올 때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준영은 "(박 대통령에게) 거대한 업적을 남기거나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주거나 하는 기대보다는, 모든 분야에서 너무 엉망이니 실망만 하게 된다"며 "(이 글은) 다음 대통령은 최소한 기본은 하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절망감에 대한 반어적인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논리적인 생각 없이 쭉 쓴 글이 좋은 반응을 얻어 놀랍기도 하다"며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기대를 완전히 접은 분위기입니다.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기에 임기가 아직 1년 4개월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희망은 빨리 대통령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됐잖아요. 대통령이 바뀐다고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현직 대통령이 모든 분야에서 보이고 있는 엉망 같고, 실망스러운 면만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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