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우리 군은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것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한미 연합 감시전력을 증강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군은 RC-800(금강)과 RF-16(새매) 등 정찰기 운용 횟수를 평상시보다 대폭 늘려 북한의 핵·미사일기지를 정밀 감시중이다.
주한미군은 U-2 고공정찰기 출격 횟수를 늘리는 한편, 일본 가네다 미 공군기지에 배치된 최신예 지상감시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즈'를 우리나라에 출격시켜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정밀 감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 군은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인력과 장비의 활발한 움직임을 포착했다.
북한이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는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의 움직임도 감지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도발이 임박한 특이 징후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당 창건기념일인 10일을 전후해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전날까지 도발을 하지 않음에 따라 이날이 추가 도발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지난 5차 핵실험에서 '핵탄두 폭발시험'을 했다고 선언한 만큼 이번에 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핵탄두 개발이 완료 단계에 도달했다는 관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도발을 감행할 경우 지난달 성능시험을 끝낸 신형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엔진(추력 80톤포스)을 장착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다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능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게 된다.
◇ 내달 유엔 안보리 추가제재나 美 대선 시점 도발 가능성도북한이 예상을 깨고 당 창건일 시점에 도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최근 200일 전투에 동원된 인력과 장비를 수해지역에 투입하는 등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당 창건일 시점에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추가 재제가 논의되는 상황인 만큼 도발을 자제하면서 논의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까지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 경우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 결의가 나오는 시점이나 다음달 초 미국 대통령선거에 맞춰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 북한은 200일 전투와 수해복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당 창건일을 전후해 핵실험이나 중거리급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며 "11월 초순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이 나오는 시점이나 미 대선 시점에 맞춰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외교·안보 라인을 중심으로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청와대는 휴일인 9일에도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군의 움직임에 대한 분석과 우리 군의 대비태세 등을 수시로 보고 받으며 도발시 국제사회와 함께 취할 수 있는 추가 대북제재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도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북한이 당 창건기념일에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국방위 전체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북한이 10·10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또 다시 6차 핵실험 감행 징후가 있어 심각히 우려가 된다"며 "북한의 도발은 결코 북한에게도 한반도 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김정은에게 국제사회의 인내력을 더이상 테스트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며 "북한의 추가도발이야말로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자멸의 길임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북한이 예상을 깬 시점에 충격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도발을 감행해온 만큼 한미 양국 군의 감시자산을 총동원해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정밀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