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종교냐? 축구냐? 이란 종교지도자 "한국에게 몰수패 당하는게 최선"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월드컵 축구 예선 한국-이란전, 시아파 추모일과 겹치자 '기권이 낫다' 주장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최악의 경우는 이란이 골을 넣었을 때다"

한국 축구계의 우려가 아니다. 오는 11일 테헤란에서 열릴 한국-이란의 월드컵 축구 지역예선 경기를 놓고 이란의 보수파는 '한국에 이겨서는 안되는' 곤혹스러운 딜레마에 빠졌다.

경기가 열리는 11일이 이슬람 시아파의 추모일인 '타슈아'와 겹치는 것이 문제였다.

타슈아는 시아파에서 가장 중요한 이맘(예언자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으로 시아파의 종교적 지도자)인 후세인, 그리고 그와 함께 전사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 압바스 이븐 알리를 추모하는 날로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중요한 기념일이다.

이런 이유로 이란 축구연맹은 경기를 하루 당겨 10일에 치르게 해달라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요청하기도 했지만 원정팀 한국팀의 휴식기간이 짧아져 불리해진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이란의 보수파 종교지도자가 "차라리 경기에 참가하지 말고 몰수패를 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보수파 성직자이자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의장인 아야톨라 모하마드 야지디가 공개 서한을 통해 이란 대표팀에게 오는 11일 테헤란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 대표팀과의 게임에서 몰수패를 당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아야톨라 야지디는 서한에서 "최악의 경우는 이란이 골을 넣었을 때"라며 "이 경우 누가 이란 사람들이 기쁨에 점프를 하지 않겠다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우려했다.

그는 "승리했을 때 이에 대한 축하가 알라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며 "신성함이 손상되는 것보다 경기를 하지 않아 지불해야 하는 대가를 치르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현지에서 논란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한국 주재 이란 대사관은 한국 팬들에게 경기장에서 어두운 색의 옷을 입고 과한 응원이나 음악의 사용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최종예선 A조에 속한 한국과 이란은 현재 같은 승점을 기록하며 1위를 다투고 있어 이 날 한판 승부는 향후 월드컵 예선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로 평가받고 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