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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의 비밀…정부, 가격 쥐락펴락 중간유통 '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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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떼기 거래로 물량 확보하고 시장 방출시기 조절, 가격상승 부채질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NOCUTBIZ
올해 기상이변으로 여름철 무더위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고랭지배추의 생산량이 급감해 지난달 배추 소비자 가격이 한 포기에 8천원까지 폭등했다.

배추는 생산량의 70% 이상이 포전매매(밭떼기 판매)로 유통되다 보니, 올해처럼 배추농사를 망치게 되면 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중간 유통 상인들이 물량 방출 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면 소비자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에 정부는 배추가격 안정을 위해 계약재배와 비축물량을 확대하는 등 수급조절에 적극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배추 밭떼기 거래의 부작용…생산량 감소하면 가격 인상

통계청이 5일 내놓은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3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올랐다.

이번에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른 이유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0.2% 올라 전체 소비자 물가를 0.77%p나 올렸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특히 배추 값이 198.2%나 급등해 9월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현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100 기준)에서 농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6.6% 수준이고, 배추는 0.17%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배추 값 폭등이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배추 값이 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많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추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배추 구입을 늘리다 보면 가격이 더욱 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이런 불안심리를 배추 중간유통 상인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전매매를 통해 배추 물량을 미리 확보한 산지유통 상인들이 제때 시장에 풀지 않으면 소비자 가격은 자연스럽게 오르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포전매매가 성행하면서 산지유통인의 물량 비중이 높아졌다"며 "이번처럼 공급량이 부족할 경우 출하량을 조절하면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 농식품부, 배추 값 안정 방안 시행…생산안정제, 비축물량 확대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배추 수급조절 강화를 위해 생산안정제와 출하안정제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생산안정제는 농민과 생산자단체 간 계약을 통해 배추의 출하시기와 물량을 정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농협이 참여 물량에 대해 평년 가격의 80%까지 보장해 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계약 물량의 50%까지 생육단계별 면적 조절이 가능하고, 출하단계에서는 출하명령 이행 의무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에 수급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출하안정제는 농민과 생산자단체 간 계약 과정에서 고정 수요처 등 판로를 사전에 확보해 출하조절 의무(계약 물량의 20%)를 이행하는 조직에 대해선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농식품부는 이밖에도 배추 비축방식을 개선해, 도매시장 월 평균 반입량의 30% 수준까지 상시 비축할 방침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고랭지배추 가격 파동과 관련해 농식품부가 8월31일부터 9월13일까지 매일 330톤의 비축용 배추를 시장에 공급한 결과 포기당 1120~1580원 정도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배추는 생물이기 때문에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올해처럼 기상이변으로 배추 작황이 나빠져서 가격이 오르는 것은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생산안정제와 비축물량 확보 등을 통해 적절하게 수급조절을 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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