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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각본으로 연출된 ‘입양딸 시신 훼손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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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양부모의 '살해 고의성' 입증에 주력

 

‘포천 입양딸 시신 훼손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양부모의 진술과는 달리 ‘6살 A양의 사망 시점이 훨씬 이전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2일 오후 살인 및 사체 손괴·유기 혐의로 A양의 양아버지 B(47)씨와 양어머니 C(30)씨, 그리고 이들 부부와 함께 생활해온 D(19·여)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 양부모, 살해 혐의 완강히 '부인'

B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29일 오후 4시쯤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자신의 아파트에서 딸 A(6)양이 숨지자 30일 밤 11시쯤 포천에 있는 A씨 직장 주변 야산으로 시신을 옮겨 불태웠다고 진술했다.

특히 양모 C씨는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숨을 제대로 못 쉬어서 심폐소생술까지 했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부부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벌을 세우는 등 A양을 학대하고 시신을 훼손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이 A양을 고의성을 가지고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각본을 짠데다 진술에도 신빙성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특히 A양의 사망 시점은 이들이 주장한 지난달 29일보다 훨씬 이전일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숨진 A양이 특별한 이유 없이 유치원을 그만 둔 시기가 지난 7월말인 만큼 이 때를 전후해 A양의 신변에 커다란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7월말 유치원 그만 둬…신변에 이상 생겼나?

또 A양 사망 직후 이들이 보인 행보도 지나치게 계획적이어서 석연치 않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입양한 딸이 29일 오후 4시쯤 숨지자 곧바로 다음날인 30일 밤 양부모 등 3명은 아이의 시신을 포천의 한 야산으로 옮겨 불에 태웠다.

그리고 1일에는 축제가 진행 중인 인천 소래포구로 장소를 옮겨 “딸이 사라졌다”며 112신고를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2일 오전 8시 31분에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실종아동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A양 사진과 함께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이 글에서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아이) 혼자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도 하기 힘들어요. 애기가 부모 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며 태연하게 거짓말을 계속했다.

B씨 등은 "아동학대로 처벌받을까 두려워 이 같은 짓을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런 자녀의 사망 직후 부모가 보인 태도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각본과 연출이 치밀했다는 것이 경찰의 시각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A양의 사망 시점이 지난달 29일보다 이전이며 이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시신 유기와 범행 은폐를 위한 계획을 짰다고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정확한 시신 유기 과정에 대한 진술도 '오락가락'

이들이 경찰 조사에서 “A양의 시신을 불태워 뼈까지 분쇄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경찰은 A양의 시신을 유기한 장소로 지목한 포천의 야산에서 불을 지른 흔적과 재를 발견했지만 A양의 시신이나 유골은 찾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 관계자는 “야산에서 시신을 태워 유골까지 완전히 재로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아이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와 시신 유기 과정을 은폐하기 위한 거짓 진술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살해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살해의 고의성을 입증해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찰은 3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시신을 유기했다고 지목한 장소 주변에 대해 정밀 수색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양아버지 B씨와 양어머니 C씨는 10년 전부터 동거를 해오다 2013년 혼인신고를 하고 그해 C씨 지인의 딸인 A양을 입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3월부터 이들 부부와 함께 살며 이번 범행에 적극 가담한 D씨는 C씨와는 예전에 작장 선후배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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