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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백기' 들고 국감복귀…강경파 '패착' 후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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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개정+국감' 투트랙한다지만, 반(反)정세균 ‘동력’ 상실

단식농성 7일째 중단을 선언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응급차로 향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새누리당이 사실상 아무런 소득 없이 4일부터 국정감사에 복귀하기로 2일 결정했다. 그간 정세균 국회의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 혹은 '국회법 개정' 중 하나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두 사안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때문에 명분과 실리 양 측면에서 성과 없이 분열만 노출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 노선으로 일관했던 친박계 지도부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단식 투쟁 '일주일', 복귀 결정까진 '30분'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뜻에 무조건 순명하겠다"며 국감 복귀 결정을 밝혔다. 국감 보이콧이 국민의 뜻이 아니었다는 것을 자인한 것과 같다.

의총에선 이날까지 일주일째 단식 농성을 벌였던 이정현 대표의 전언을 박명재 사무총장이 전달했다. 소속 의원들의 복귀를 전제로 단식을 푼다는 내용이었다. 의총 직후 이 대표는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후송됐다.

의총 분위기에 대해 한 재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그간 주장했던 바에 대한 관철이 없었지만 추인됐다"며 "'이렇게 들어가선 안 된다'는 의견도 일부 나왔지만, 토론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묘사했다.

그간 초강경 기류를 주도했던 친박계 의원들은 '의장의 사과'가 전제됐다고 주장했다. 서청원, 윤상현 의원 등은 "곧 의장의 유감 표명이 있을 것"이라며 국감 복귀 결정을 알렸다. 의총 시작 직후 30분이 채 걸리지 않은 시점이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중진들은 당초 정 의장에 대한 반대 투쟁을 하되 국감에는 복귀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안했었다. 의총의 결론은 이 투트랙으로 귀결됐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나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9일 국회 로텐더 홀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릴레이 동조단식에 돌입하고 있다. (좌측으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는 한선교 의원이 보이고 있다.) 윤창원기자

 

◇ 사실상 '백기투항'…명분·실리 어느 것도 못 챙겨

그러나 친박계의 예고와는 달리 정 의장의 유감 표명은 그 수위가 매우 낮았다. 정 의장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했을 뿐 대상을 새누리당으로 하거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정 의장의 사과문에 대해 한 당직자는 "리가 10 정도로 사과의 세기를 기대한 데 비해 1~2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미 의총을 시작함과 동시에 정 의장의 낮은 사과 수위가 소속 의원들에게 공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청원 등 중진 의원 몇몇이 정 의장과 접촉했고, 그 과정에서 협상 결과가 이미 통보됐던 것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사실상 정 의장의 사과가 없을 것이란 점을 알면서도 복귀에 응한 결과다.

◇ '반(反) 정세균' 국회법 개정 가능성 낮아, '투쟁 실패' 책임론 불가피

때문에 정 원내대표는 '순명'의 다른 명분을 대야 했다. 그는 "국회의장의 당파적·편파적 횡포를 바로잡으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의장의 중립 의무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 간 밀도 있는 논의를 나누겠다"고 했다.

국회법에 "국회의장의 중립의무' 조항을 삽입하는 '정세균 방지법' 개정 방침을 이어간다는 얘기다. 정 원내대표는 법안의 명칭도 바꾸겠다며 '관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법안 처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감 복귀를 이미 천명한 터라 이슈가 국감으로 옮겨가게 돼 있고 이 대표도 단식을 끝냈기 때문에 주목도가 떨어지게 돼 동력 상실이 예상된다.

게다가 여야 간 '합의'를 전제로 한 또 다른 국회(선진화)법 조항 때문에 국민의당의 동조 방침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합의해주지 않으면 '정세균 방지법'의 본회의 상정은 불가능하다.

결국 여당의 모든 요구 조건이 묵살된 '명분 없는 후퇴'라는 해석이 제기돼 투쟁 전략을 짠 강경파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의 '조기 복귀' 요구에 친박계가 비판을 가하는 과정에서 실기한 측면도 있어 막상 복귀의 실익도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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