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준결승에서 KGC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알레나 버스마그가 공격을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KGC인삼공사의 서남원 감독은 선수 구성 단계부터 악재를 만났다. 지난해 최하위 팀인 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사만다 미들본을 뽑았지만 선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팀을 떠나게 됐다.
결국 인삼공사는 눈물을 머금고 알레나 버그스마를 대체 선수로 발탁했다. 1순위 지명권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더욱이 검증도지 않은 알레나의 기량은 늘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알레나는 스스로 능력을 증명하며 물음표를 점차 지워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인삼공사는 2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2016 청주·한국배구연맹(KOVO)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준결승에서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1(25-23 18-25 25-18 25-23)로 제압하고 결승 무대에 안착했다.
선발 출전한 알레나는 양 팀 최다인 34점을 몰아치며 인삼공사의 돌풍을 주도했다. 2시즌 연속 V-리그 여자부 최하위에 머물렀던 인삼공사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지난 30일 한국도로공사와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트리플 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하면서 32점으로 역전승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던 알레나는 이날도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알레나의 이런 활약은 서남원 감독도 웃음 짓게 했다. 경기 직후 만난 서 감독은 "지난 경기까지는 알레나가 반짝 활약을 펼친 것으로 봤었다"며 "하지만 오늘 보니까 믿음이 간다. 괜찮게 한다"고 칭찬했다. 물음표가 확실히 느낌표로 바뀐 것이다.
알레나는 올해 처음 한국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환경 적응에는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좋은 분위기가 그의 활약을 불러왔을지도 모른다. 알레나는 "관중들이 멋지고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 너무 좋다"며 "배구 자체를 즐겁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알레나의 본모습을 다 보여준 것은 아니다. 그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 내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대활약을 예고했다.
알레나를 장착한 인삼공사.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을 제압하고 이변의 마침표를 찍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