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나라 기틀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온국민이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력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나라를) 걱정 않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고 말했다.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거론되는 박 시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그건 선출직 공직자의 운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내년 대선 후보로 나서겠냐는 패널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대선 출마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출마는) 국민과 시민의 의사와 결정에 달려있다"며 "시대의 요구와 부름이 있는지 그리고 (제가) 해당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패권정치를 버려야한다고도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황진환 기자)
그는 "기득권과 패권으로는 새로운 비전을 국민에게 보여주기 어렵다"며 "패권과 기득권에 안주해서는 정권교체를 이룰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 4·13 총선 이후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쏠림' 현상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국민들이 여소야대를 만들어줬으면 야당은 국민이 바라는 정치혁신과 개혁을 해냈어야 한다"며 "패권정치라는 것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당의 실패가 야당의 승리라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며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야당만의 민생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세론' 속에 더민주 경선에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저는 2011년 보궐선거 때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제 발로 입당했고 지금은 당원으로서 충실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당에 대해 '감탄고토', 즉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은 안된다. 그건 정치인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야권 통합에 대한 신념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여러차례 말씀 드렸지만 분열은 필패"라며 "서로 차이는 있지만 보다 큰 가치를 위해 얼마든지 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노력하면 얼마든지 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저는 '구동존이'(求同存異) 라는 사자성어를 참 좋아한다"며 "정권교체, 시대교체, 미래교체라는 커다란 화두 앞에서 만약 야당이 통합하지 못하고 분열한다면 그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국정감사 파행 사태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박 시장은 "4·13 총선의 메시지를 잊지 말고 여야는 하루속히 국회를 정상화 시켜야한다. 민맹(民盲)의 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농성에 대해 "국민은 여야, 진보·보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 삶을 지켜주고 바꿔주는 정치를 원하고 있다"며 "여당 대표가 농성을 하는 건 정말 소가 웃을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야당 역시 이런 파국을 조속히 정리해서 국민이 바라는 삶의 정치를 해야한다"며 "단순한 소득격차 뿐 아니라 희망으로 가는 사다리가 통째로 치워진 상태에서 정치가, 국회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