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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금융노조원들은 왜 총파업에 소극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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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23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014년 9월 관치금융 철폐를 내걸고 파업에 참여한 지 2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금융노조 추산 5만 명, 정부 추산 2만 명 정도가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노동가요 배우기, 구호 연습 등의 사전 행사를 거쳐 오전 11시가 넘어서 본격적인 총파업 선포식이 열렸다.

애초 노조 측은 9만 명 참여를 예상했지만, 이번 참여율은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는 평가다.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는 보란 듯이 집계 상황을 발표할 정도로 참여율은 저조했다. 이들 두 기관에서 발표한 수치는 대동소이했는데,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은행 노조는 1만7000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발표됐다. ▲기업은행 4000명 ▲농협은행 3700명 ▲SC제일은행 1800명 ▲KB국민은행 1500명 ▲씨티은행 1200명 등이며, 한국감정원 노조는 불참했다. 은행직원 대비 참가율은 10%대에 그쳤지만, 무엇보다 4대 시중은행의 경우 참가율이 3% 내외로 집계됐다.

이번 총파업이 노조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노조원들의 참여가 소극적이었던 이유를 알아보니, ▲ 총파업 명분 부족 ▲ 성과연봉제 체감 온도 차 ▲ 전일 이어졌던 정부의 강도 높은 발언 ▲ 각 은행이 당면한 현안 등이 다각도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돈과 관련해 총파업을 하겠다는 식의 명분이 대외적으로 부족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가뜩이나 고액연봉자라고 사회적 비판에 있는 은행원들이 금융소비자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한다면 오히려 급하게 기준도 없이 성과주의를 밀어붙이는 정부에게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많은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민간 시중은행의 경우 이번에 도입되는 성과연봉제에 큰 거부감이 없는 듯 보였다. 원안대로라면 모르겠으나 총선 이후 발표된 은행연합회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이 기존에서 조금 확대되는 방향이어서 "파업을 해서라도 무산해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또한 노노 간 갈등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업점을 폐쇄하고 가는 것도 아니고 일부는 가고, 일부는 남게 되면 노노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눈치 볼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전일 있었던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공공·금융 파업 시 무노동·무임금 적용" 발언도 소극적 참여에 한몫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각 은행은 저마다 주요한 이슈를 앞둔 상황이어서 이 부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먼저, 우리은행의 경우 당장 민영화 이슈가 걸려있다. 민영화를 앞두고 회사의 가치를 높여야 할 시점에 총파업이 되면 얼마후 있게 될 매각공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과 함께 우리은행 주가는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는데, 이에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경우도 KEB외환은행과 노조통합을 이룬 지 며칠 안 됐는데, 통합으로 지친 노조원들을 설득할 명분이 부족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성과주의를 도입해 개인별, 부서별 성과에 따른 보너스 차등지급이 이뤄지고 있어서 이제와서 반대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노조원들은 이번 노조의 총파업에 대의명분이 부족하다고 본 이유들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성과주의 도입이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 없을 거라는 마음이 든다"고 한탄했다.

그 결과 이날 전국 은행 영업점에서는 금융노조의 우려와는 달리, 업무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 광화문, 시청, 여의도 등 직장인 밀집 지역에서조차 한산한 풍경이 연출됐다.

요즘 은행 현장 업무의 상당수가 자동화기기(ATM) 등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고, 소비자들도 스마트폰 등으로 은행 서비스를 처리하는 금융소비관행의 변화도 한몫했다.

금융노조원들 사이에서도 총파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집행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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