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논현동 재단법인 미르 사무실.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서울 논현동 K(케이)스포츠재단 사무실. (사진=황진환 기자/노컷뉴스)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23일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는 회원사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 (내가) 안을 내 설립된 것”이라며 청와대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설립은 문화 체육 분야에서 기업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용해 전경련이 재단 설립을 실현(come true)시킨 것”이라며 “(이런 일에서) 전경련은 총무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내가 창조경제혁신단장을 맡고 있어서 안종범 수석과는 수시로 만나고 통화를 하는데, 두 재단의 출연규모나 방법 등이 거의 결정 났을 시점에 알렸고, 안 수석은 좋은 아이디어라면서 열심히 해달라는 격려를 했었다"며 “청와대에서는 창조경제라고 하면 무조건 오케이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 씨가 K스포츠재단 이사장 인선에 관여했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는 “1대 이사장은 우리가 직접 명망 있는 분으로 모셨는데, 2대 이사장은 재단에서 자체적으로 선임했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다만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이 출범 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문제를 드러낸 데 대해서는 전경련으로서도 책임을 느낀다”며 “추광호 산업본부장과 이용우 사회본부장을 각각 이사로 파견해 정상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앞으로 상당 기간 두 법인에 상주시켜 조직을 정상화시키고 해야 할 업무를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한류 문화와 스포츠를 통해 창조경제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차례로 출범했다. 미르 재단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16개 주요 그룹에서 486억원을, K스포츠 재단에는 19개 그룹에서 288억 원을 출연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8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출연해 만든 조직치고는 재단에 참여한 인사들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 예로 K스포츠 재단 정동춘 이사장은 강남의 한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으로 최순실 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미르재단은 출범 이후 전체 7명 이사 가운데 4명이, K스포츠는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 5명 중 3명이 사임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800억 원 가까운 거액의 출연금이 한순간에 모으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재단 설립 신청 하루 만에 허가를 내준 것 등을 놓고, 야당에서는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