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2위 NC와 4위 LG의 맞대결 이상의 관심을 불러모은 경기다. 정규리그 1위 두산 베어스의 매직넘버는 '1'. 만약 LG가 NC를 잡으면 두산은 TV 앞에서 21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지켜보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LG도, NC도 끝내 승리를 부르는 결승타를 때리지 못했다. 양팀은 연장 12회 접전 끝에 1-1로 비겼다. 두산도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양팀에게 다 아쉬운 결과였다. 4위에 올라있으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LG에게 특히 더 아쉬운 결과였다.
경기 내용을 봐도 그렇다.
3회말 2사 3루에서 LG 김용의가 NC 포수 김태군의 기습 송구에 걸려 견제사를 당했다. 선제점을 올릴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졌다.
4회말 2사 1,2루에서는 다소 황당한 장면이 연출됐다.
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놓치자 1루주자 채은성이 스타트를 끊었다가 런다운에 걸렸다. 그런데 NC의 수비 실수로 채은성은 1루 귀루에 성공했다. 문제는 2루주자 히메네스였다. 히메네스는 나름 상대의 허를 찔러겠다는 생각에 홈으로 파고들다가 NC 내야진에게 딱 걸렸다. 2번 실수는 없었다.
불운도 있었다. 1-1 동점이었던 6회말 1사 1,2루에서 유강남이 때린 잘 맞은 타구가 하필이면 2루수 박민우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2루주자가 귀루할 틈이 없었다. 그대로 병살 처리됐다.
LG는 8회까지 안타 6개, 볼넷 6개를 기록했다. 특히 NC 선발 장현식을 상대로 꾸준히 출루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5회말 1사 만루에서 박용택의 내야땅볼 때 1점을 올린 것이 9회 이전 득점의 전부였다.
전날(20일) 한화 이글스를 매섭게 몰아쳤던 타선의 집중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LG는 9회부터 12회까지 4이닝동안 안타 1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NC는 9월 들어 슬럼프에 빠졌던 테임즈가 라인업에 복귀했으나 타선의 집중력이 크게 떨어져있었다. 0-1로 뒤진 6회초 박민우의 2루타가 발판이 돼 마련된 2사 3루에서 나성범의 내야안타로 1점을 만회한 게 전부였다.
NC는 12회까지 6안타 1볼넷으로 1점을 뽑는데 그쳤다. 테임즈는 삼진 2개를 당하며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1번타자 박민우와 3번타자 나성범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타순의 연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반대로 보면 양팀 투수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LG 허프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불펜은 실점은 물론이고 이렇다 할 위기없이 경기를 끝냈다. NC 선발 장현식은 5이닝동안 5안타 4볼넷을 내줬지만 운이 따르면서 실점을 1점으로 최소화했고 NC 불펜은 7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합작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두산이 자력으로 우승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1승이 필요하다. 좋게 해석하면 홈 팬 앞에서 1995년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t 위즈와 홈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