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공갈 조직원들의 도박 장면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대학생과 회사원 등 일반인에게 사기도박을 제안한 뒤 도리어 이를 빌미로 공갈 협박해 금품을 빼앗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등) 혐의로 사기·공갈 조직 총책 곽모(28)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최모(29)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중국으로 달아난 정모(26)씨를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곽씨 등은 지난해 5월 안양시의 한 모텔에서 모집책의 초등학교 동창인 A(26·보험회사 직원)씨에게 접근, 도박장에서 특수렌즈와 뒷면이 보이는 목카드를 이용해 돈을 따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기 도박판에 끌어들였다.
이후 도박 현장에 공갈책인 조직폭력배를 투입시켜 "어디서 사기질이냐?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A씨의 렌즈를 뺏고 폭행한 뒤, 협박해 현금 1,300만원과 벤츠 차량(5,000만원 상당)을 갈취했다.
같은 수법으로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4개월간 모두 3명으로부터 1억8천여만원을 빼앗았다.
사기공갈 조직이 범행에 사용했던 압수물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도박에 대해 잘 모르는 직장인과 대학생 등 일반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고, 모집책, 도박책 등 역할을 분담해 피해자가 사기도박을 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범행 이후 더 많은 돈을 가로채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공갈책 및 사채업자로 가장해 범행에 가담시키고, 자금을 빌려 지속적으로 도박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20대 중·후반의 청년들로 범행에 대한 두려움이나 죄책감이 없었다"며 "전문도박꾼의 도박기술까지 배우면서 대학생, 회사원 등 일반인들을 사기도박꾼으로 만들어 이를 빌미로 협박하여 갈취하는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범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과 연계된 전문도박꾼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