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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측이 오세훈에 잘 부탁해달라며 돈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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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9억원 수수' 이민희, 법정서 진술 번복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이 서울메트로 지하철 상가 입점 로비를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건넬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청탁 대상에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법조 브로커' 이민희(56)씨에 대한 공판에서는 이씨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이씨는 검찰에서 "(정 전 대표 측 브로커로 활동한) 김모씨가 저에게 오세훈 시장 등에게 '명품 브랜드 사업'을 잘 부탁해달라고 하면서 활동비로 9억원 정도 준 것은 맞다"고 진술했다.

명품 브랜드 사업은 지난 2009년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상가 100개 매장을 운영할 임대사업자를 모집한 것으로, 당시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였던 정 전 대표는 상가 입점을 위해 전방위 로비를 시도하고 있었다.

이씨는 이 무렵 정 전 대표 측 브로커로 활동한 김씨로부터 상가 입점을 도와주는 한편 서울시 감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모두 9억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그러나 이씨는 이날 법정에서 진술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 재판부를 상대로 주장을 번복했다.

그는 "오세훈은 당시 제가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며 "(검찰 조사 당시) 당황스럽고 경황이 없어서 그렇게 진술한 것은 맞지만, 사실은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는 재판부의 지적에 대해 이씨는 "김씨가 누굴 특정해서 주라고 한 게 아니고 알아서 적절히 하라고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의 서울메트로 상가 입점 전방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오 전 시장의 이름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검찰은 이씨가 경찰에 특수장비차를 납품하는 업체로부터 청탁·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다음달 중순 이씨를 추가 기소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1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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