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컷v 영상 캡처)
12일 천년고도 경북 경주에서 잇달아 발생한 지진으로 문화재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보물 1744호 불국사 대웅전 지붕 기와 3장이 진동 때문에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기와 자체는 문화재가 아니지만, 대웅전이 문화재여서 그 일부다.
이와 함께 탑동에 있는 사적 제172호 오릉 외곽 담장 기와 일부도 흘러내려 파손됐다.
이들 기와는 문화재구역 안에 있는 것으로 정확한 파손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밀조사를 하면 피해 규모가 예상외로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화재 당국은 지진 발생 후 1차 육안 조사에서는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인왕동에 있는 국보 제31호 첨성대는 지진 피해가 가장 우려됐지만, 다행히 특이 사항은 없다.
높이 9.5m인 첨성대는 신라 시대 천문을 관측하던 건물이다. 예전부터 기울어짐이 발생했기 때문에 지진 발생 직후 문화재 당국이 크게 긴장했다.
규모 5.1 전진에 이은 5.8 본진에 최상단부 우물정(井)자 모양 정자석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고 당시 현장에 있던 경주시청 문화재보수팀 오재봉 주무관은 전했다.
오 주무관은 "지진 소식에 첨성대가 걱정돼 곧바로 확인했을 때 별 이상이 없었는데 두 번째 지진 때는 정자석이 흔들렸다"며 "첨성대가 내진 설계돼 있다는 말을 현장에서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국보 제24호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도 아직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석굴암 주변 진입로에 낙석이 일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주시는 양북면에 있는 국보 제112호 감은사지 3층 석탑 등 다른 석조물을 육안으로 점검한 결과 피해 상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191호인 경주향교는 일부 건물 아래쪽 벽면이 조금 떨어져 나갔지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시는 설명했다.
김병성 경주시 문화재보수팀장은 "문화재 담당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날이 밝으면 국보 등 주요 문화재를 정밀 점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산하 경주문화재연구소도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감은사지 3층 석탑에 대해 우선 육안 점검을 했지만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정밀 계측장비를 동원, 석조문화재와 석굴암, 첨성대 등 중점 관리 대상 문화재를 중심으로 정밀조사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