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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신화에 숨겨진 역사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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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우리 고대사, 상상에서 현실로'

 

신간 '우리 고대사, 상상에서 현실로'는 역사학계에서 대단히 의미가 깊은, 아주 특별한 하루에 대한 보고로 시작된다.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가던 2002년 10월 3일 개천절, 평양의 인민문화궁전에는 월드컵 못지않은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그날 그곳에서 분단 이래 최초로 한반도 내에서 남북의 역사학자들이 한자리에 앉아 공동학술토론회를 열었던 것이다. 이 토론회의 주제는 '단군과 고조선'이었다. 민족사는 남북이 공유해야 한다는 '우리 고대사, 상상에서 현실로' 1부 제목처럼, 남과 북이 민족사의 시원을 공유하기 위해 만난 귀한 시간, 귀한 장소였다.

이 책은 고조선뿐만 아니라 고대사로 영역을 확장하여 단군신화의 의의에서 임나일본부의 위치까지를 훑어준다.

지은이 윤내현은 단군신화를 "아주 먼 옛날 우리 겨레가 출현하기까지 성장 과정을 수호신들의 이름을 빌어 전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단군신화의 역사성을 말살할 것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에 흥분하기보다는 "단군신화는 고려시대에 꾸며진 이야기가 아니라, 그보다 수천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 민족신화라는 점을 학술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역사학자다운 주문을 한다.

단군신화는 우리 상고사이고, 단군신화는 종합 문화의 원형이다. 우리 민족의 중심 종족은 누구였을까, '사기'에서 기자는 왜 독립하지 못했을까, 노자와 공자는 어떤 개혁을 꿈꿨을까, '사기'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나 등의 꼭지는 역사와 역사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우리 고대사, 상상에서 현실로'가 말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역사를 연구하는 틀 자체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다. 지은이는 서양의 역사학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 있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고 동양의 역사 발전에 걸맞은 틀과 도식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사는 아무래도 현대와 가까운 근현대에 관심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뿌리 없는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내를 이루어 바다에 가듯이, 우리 민족의 뿌리, 우리 역사의 샘이라고 할 수 있는 고대사를 바라보는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왜곡되고 축소된 역사만이라도 제대로 다시 아는 것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과제 아닐까. 그런 면에서 '우리 고대사, 상상에서 현실로'는 교양으로서의 고대사 공부에 도움을 준다.

책 속으로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과거를 올바르게 인식하면서 현실을 바로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밝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생각으로 역사를 공부하면서 우리 겨레가 미래에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줄곧 깊이 생각해왔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그러한 고뇌 끝에 얻어진 결과물 가운데 일부이다.
필자의 생각이 모두 옳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꺼낸 화두이고 문제 제기일 뿐이다. 내용은 대부분 역사 특히 고대사에 관한 것들이다. 그것은 고대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필자가 전공인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히 고대사와 관계된 체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린 글 가운데는 우리 사회나 우리 의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이 꽤 있다. 그것은 필자가 우리 사회를 문제가 많은 사회로 보기 때문은 아니다. 좀 더 긍정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러한 것들을 들추어낼 수밖에 없었다. - 머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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