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로 둔갑해 유통된 기름치. (사진=부산경찰청청 제공)
국내에서 식용으로 유통이 금지된 기름치(Oil-fish)를 메로(Patagonian Toothfish)로 둔갑시켜 유통한 수입업자와 식당 주인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폐기 대상 어류를 유통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수출업자 정 모(52) 씨를 구속하고 이를 판매한 도·소매업자와 식당 주인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수산물 수·출입업체 대표인 정 씨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3년 9개월 동안 국내에서 식용 유통이 금지된 기름치 22t(시가 8800만 원)을 메로로 둔갑시켜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해성 어류인 기름치는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지방이 세제나 왁스의 제조 원료로 사용되는 왁스 에스테르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소화를 할 수 없어 섭취시 설사나 탈진, 복통,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식약처에서도 2012년 6월부터 시중에 유통을 금지했다.
기름치 불법 유통 개요도.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이 같은 위해성으로 인해 국내 뿐 아니라 일본과 홍콩 등에서도 기름치의 수입이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정 씨는 동남아에서 수입한 기름치를 가공해 스테이크용으로 미국에 수출하고 남은 뱃살 등 부산물을 폐기하지 않고 메로로 둔갑시켜 전국에 유통했다.
생선구이 전문점이나 참치 전문점, 일반 음식점 등의 적발된 업주들은 메로에 비해 4~5배 가량 싼 가격에 기름치를 들여와 메로구이로 손님들에게 내놨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정 씨는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거래 장부에 약어를 사용하거나 냉동 수산물 등으로 위장해 납품을 했으며, 대금은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잠복 수사를 통해 유통현장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수거한 기름치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범행사실을 밝혀냈다.
부산경찰청 김현진 해양범죄수사대장은 "수산물을 대량으로 수입해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불법 유통하는 사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