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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사태' 무능한 정부…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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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바닷길이 막힌 가운데 정부와 한진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동안 이들을 믿고 짐을 맡긴 수출입 기업들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정부는 비정상 운항 중인 한진해운 선박을 해외 거점 항만에 옮겨 선적 화물을 하역할 방침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미 업계에서는 전 세계 120만개 컨테이너 운송이 멈춰 물류대란이 발생하고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정부는 "과장됐다"며 피해 규모조차 제대로 추산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발표된 뒤 정부는 부랴부랴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과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을 팀장으로 범정부 차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가 지목한 최우선 과제는 선박 압류를 피해서 거점 항만을 마련하고 배에 실린 화물부터 내리는 것.

한진해운에서 운항 중인 선박 144척 가운데 압류를 피해 비정상 운항 중인 70여척의 선박들을 우선 미국과 독일 함부르크, 싱가포르, 국내 부산과 광양항 등에 정박하고, 화물부터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정작 몇 척의 배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또 무슨 화물이 어느 배에 얼마나 실렸는지 같은 기본 정보조차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배가)몇 척이냐, 어디 가 있느냐, 화주가 누구냐 등은 한진 외에는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윤 차관은 "선사가 살아있고 회사의 영업권 문제도 있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에는 계획이 있어도 (정부가) 공개적으로 작동할 수 없었다"며 "한진해운도 전날(4일)에야 비상대책반이 가동됐다"고 해명했다.

또 정부는 거점항만에 짐을 내리기 위한 항만사용료, 하역료 등에 700억~1천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뾰족한 대책 없이 한진 측이 나서서 우선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만 되풀이했다.

정부의 압박에 못이긴 한진그룹이 신규자금 지원방안을 놓고 채권단인 산업은행 등과 의논 중이지만, 이미 6500억원의 항만이용료 등을 연체하며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다시피 했던 한진그룹이 얼마나 서둘러 문제 해결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또 한진해운 노조도 성명을 내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품 보급이 이뤄질 수 없어 선원들이 심각하게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지원에 나서달라고 호소하고 있어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멀쩡한 배들이 바다에 멈춰선 동안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화주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현재 한진해운에 화물을 맡긴 업체들은 8300여곳, 화물 규모는 약 17조원까지 추산된다.

정부는 하역 후 운송 비용은 화주가 우선 부담하고 추후 선사와 각자 협상하되, 만약 관련 비용이 부담스러우면 화물을 포기해도 별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 차관은 "항만에 들어서면 화주가 일단 비용을 들여 목적지까지 운송하고, 그다음은 화주와 선사 간의 문제"라며 "화주 중에는 비용 때문에 컨테이너를 포기할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화물 관련 내용은 한진밖에 모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체들로서는 계약한 물품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 거래처에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형편이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미 5일까지 32개 업체가 126억원의 피해를 신고한 가운데, 주말 들어 공해에서 운항 중이었거나 아직 출항하지 않았던 배들까지 비정상 운항 상태로 포함될 경우 피해 규모가 손쓸 수도 없을 만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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