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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다문 입에 다크서클'…청년들이 직접 그린 우울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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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청년들①] 지금, 대전 청년의 삶은

최근 대전지역 청년들이 직접 만든 조례안을 들고 대전시의회를 찾았다. 대전에도 '청년 기본 조례'를 제정해달라는 것이었다. 청년 관련 지원제도들은 마련돼 있지만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었을까. 대전CBS는 조례를 직접 만들기에 이른 대전 청년들의 현재 모습과 목소리를 담아봤다. [편집자 주]

◇ 대전 청년들에게 '청년'을 그려보게 했더니

(사진=청년고리 제공)

 

대전지역 청년들이 모인 청년혁신플랫폼 청년고리는 지역의 청년들에게 '청년'의 모습을 그려보게 했다.

한 청년은 눈을 감고, 입을 다문 20대 남자를 그렸다.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선명했다.

이 남자를 그린 청년이 말한 남자의 삶은 이랬다.

"자기는 학점도 낮고 토익점수도 낮고 만날 아르바이트만 하는데 친구들은 취업이 잘 되고 심지어 여자친구도 자기보다 더 잘나가요."

이 남자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마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20대 후반의 또 다른 청년이 그린 '청년'의 모습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자신이 그린 인물 옆에 '계약직이라 소개팅에서 차였다'는 소개를 넣었다.

(사진=청년고리 제공)

 

"직장에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해요. 비정규직이라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어제 소개팅에서는 차였어요. 왜? 계약직이라서요."

이 소개팅남을 보면 '만성피로'와 '생계', '피해의식', '미혼', '여가 부족'이 떠오른다고 했다.

청년을 상징했던 '자유'와 '기회', '도전', '가능성', '에너지' 등은,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단어였다.

청년고리의 황은주 연구원은 "스스로 그린 청년의 모습을 관통하는 것은 '결핍'과 '불안'"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청년 지원책에도 여전히 지난한 삶이, 이런 슬픈 자화상을 낳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전시는 지역 청년실업률이 8.8%로 전국 특·광역시 중 최저라는 것을 강조한다"며 "하지만 취업 청년의 비정규직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대전에서 청년이란?

대전에서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전시 전체 인구 중 청년 인구는 30.6%. 전국에서 2번째로 높다.

대전지역 대학은 19곳. 이곳에 재학 중인 대학생과 대학원생만 약 17만명에 달한다. 타 지역에 비해 대학 수도, 대학생 비율도 높다.

이들의 삶은 팍팍했다. 대전에서 혼자 사는 청년 4명 중 1명은 '주거빈곤층'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발표한 최저주거기준인 1인당 14㎡가 안 되는 공간에 살거나 지하, 옥탑에 거주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대전 청년 10명 중 1명은 '빈곤층'으로 집계됐다.

청년고리가 대전 청년 189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5.3%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말했다. 자취하는 대전 사립대 대학생이 부모님에게 의지하지 않고 학자금과 보증금,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9.6시간의 아르바이트를 매일 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대전에서 청년으로 사는 것에 얼마나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52.9%는 '보통' 또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년정책을 알고 있다고 답한 청년은 6.9%, 대전시가 청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청년은 8.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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