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가 폭발한 갤럭시노트7과 듀얼카메라 등을 적용한 신형 아이폰7 루머 디자인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게이트'가 터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향후 대응방안을 놓고 절치부심에 빠졌다. 국내에서만 예약판매 40만대를 넘기면서 하반기 순항을 예고한 매출 전략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시중에 공급된 갤럭시노트7을 전량 리콜하고 해외 출시도 중단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출하량 목표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특히 애플의 신형 아이폰7이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 최고의 스마트폰이라 호평을 받으며 갤럭시노트7 출하 예약 물량이 급상승 하고 있던 터라 삼성전자에게는 업친데 덮친 격이 됐다.
삼성이 악재를 만났다면 애플에게는 호재가 됐다.
2016년 이후 전 세계 아이폰 단말기 수요 감소에 고심하고 있던 애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7, 갤럭시노트7과 일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13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매출 하락이 2분기까지 여파가 이어진데다 애플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조차 매출이 33%나 감소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곡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S7을 출시해 인기를 끌며 상반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 애플 턱 및까지 쫓던 삼성 '최대 위기'캐나다 시장조사업체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4분기 이후 애플의 스마트폰 수익점유율은 90%대를 꾸준히 유지한 반면 삼성전자는 15% 안팎에 머물렀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삼성이 전세계 1위, 애플이 2위지만 실제 판매수익에서는 애플이 압도적이다.
두 회사의 수익점유율을 합치면 100%가 넘어간다. 마진율도 애플이 약 37%, 삼성전자가 12%지만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본전치기 아니면 적자인 상황이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사실상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2015-2016 스마트폰 제조사 수익점유율 (자료:캐너코드 제뉴이티 보고서)
주목할 점은 2016년이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탑재한 아이폰6 시리즈가 출시된 2015년 애플은 직전분기 86%에 머물렀던 수익점유율을 91%로 끌어올리며 삼성전자의 추격을 주저 앉혔다. 아이폰6 시리즈 출시로 19%까지 찍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수익점유율은 2015년 4분기 9%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2016년 1분기 반전이 시작된다.
첨단 사양으로 무장한 갤럭시S7이 출시된 2016년 1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수익점유율이 84%로 떨어졌고 2분기에는 75%까지 추락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바닥을 찍고 1분기 22%, 2분기 31%까지 수익점유율을 반등시키는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이같은 추이라면 하반기 시장까지 여파가 이어져 삼성전자와 애플의 수익점유율 대비는 50%대 까지 좁혀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수익점유율은 판매대비 벌어들이는 수익이어서 시장점유율과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이는 지속적인 판매량이 유지되어야 수익률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팔고 얼마나 얼마를 벌어들이냐에 따라 기업의 생명력도 담보될 수 있다.
이때문에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해 4분기와 2017년 상반기 시장을 앞두고 최대 격전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흥행가도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게이트'는 '옴니아' 스마트폰 이후 최대 위기다.
◇ '혁신성 부족하다'는 지적은 애플 저력에 대한 저평가?반면 애플로서는 최대 호재가 된 셈이다.
오는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애플의 신형 아이폰7이 공개된다. 공교롭게도 숫자 7은 애플에게 '행운의 숫자'가 될 수도 있다.
애플이 2년마다 아이폰을 대폭 혁신해왔던 경험을 감안하면 아이폰7은 기존에 비해 크게 업그레이드 돼야 하지만 2017년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앞두고 (가칭)아이폰8 버전에 혁신의 무게가 쏠리면서 아이폰7은 큰 변화 없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시장의 기대치가 크게 낮아져 있는 상황이다.
대만 유안타 투자컨설팅 제프 푸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아이폰7의 판매량이 74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아이폰6s의 2015년 하반기 판매량 추정치인 8400만대보다 1000만대가량 적은 수준이다.
니케이는 애플이 올 하반기 새로 출시할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에 적용할 5400만대 분량의 분품을 발주했으며 수요 부족에 따라 지난해 판매량 2억3100만대보다 적은 약 2억대가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팀쿡 애플 CEO (출처:팀쿡 트위터)
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 파이퍼 제프리(Piper Jaffray)의 애널리스트 진 먼스터(Gene Munster)의 분석은 달랐다.
먼스터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아이폰7 매출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이유는 아이폰6 이전 단말기를 소유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가 아이폰6s나 아이폰SE로 모두 채워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아이폰5s 출시 2년 뒤 나온 4.7인치 아이폰6s나 4인치 보급형 아이폰SE만으로는 이들의 교체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년 넘게 기다린 이들 대기 수요자들을 어떻게 대형 디스플레이 단말기로 갈아탈 수 있게 할 수 있을 지가 아이폰7 시리즈를 성공시키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스터는 2016년 10월부터 2017년까지 약 1억5000만대의 아이폰7이 팔리는 등 모두 2억3450만 대의 아이폰이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아이폰 판매량 2억3100만대와 비슷한 수치다.
그는 특히 애플이 아이폰7에 기존에 알지 못했던 의외의 혁신적인 기능을 추가하면서 반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미국내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신형 아이폰7으로 교체 의사를 묻는 몇몇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교체할 것이라고 답한 것도 애플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최대 악재를 만난 삼성과 최대 호재를 만난 애플의 희비가 엇갈릴 지 아이폰7이 공개되는 9월 7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