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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천민계급, 차별에 분노 폭발 "더 이상 참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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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트(천민계급)들이 잔혹하게 폭행당하는 영상이 전국적 항의 시위 촉발

인도 천민계급의 남자들이 자동차에 묶인 채 폭행당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인도의 계급제도인 카스트가 법으로 금지됐지만 여전한 계급 차별에 최하층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지난 달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의 작은 마을인 우나(Una)에서 4명의 달리트계급 남자들이 웃옷을 벗기고 자동차에 체인으로 묶인 상태에서 다른 여러 남자들로부터 나무 몽둥이와 혁대, 쇠막대로 무참하게 얻어 맞는 일이 벌어졌다. 가해자들은 상위 계급의 남자들이었고 달리트들의 죄는 죽은 소의 가죽을 벗긴 것이었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분노한 달리트계급의 인도 국민들이 대대적인 항의 시위에 나서고 있다.

달리트(Dalit)는 '불가촉천민'으로 브라만(Brahman:사제)·크샤트리아(Kshatrya:무사,귀족)·바이샤(Vaisya:농민 ·상인)·수드라(Sudra:노예) 등 힌두교의 4개 카스트(계급)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인도에서 수세기동안 이어져온 카스트제도는 65년전 인도가 독립국이 되면서 법으로 금지됐다. 그러나 변화는 매우 느려서 매년 달리트들은 수천 건의 사건에서 희생자가 되고 있다고 인도의 사회과학자들과 달리트 활동가들을 인용해 AP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지난 한 달동안 인도의 신문과 방송에서는 달리트에게 상위 계층들이 가하는 불의와 억압의 사례들에 대한 기사가 넘쳐났다. 사원의 물펌프에서 물을 마신 13살 소녀가 두들겨 맞고, 인도의 고유 무술경기인 카바디에서 상위 계급의 팀을 이긴 달리트 팀이 공격받는가 하면 가난한 달리트 부부가 22루피, 우리돈 367원 정도의 외상을 갚으라는 상위 계층 상점 주인의 요구에 따르지 못해 칼에 마구 찔려 숨졌다.

인도 우나에서 열린 달리트 계층의 함의 집회(사진=유튜브 캡처)

 

우나 사건이후 인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항의 시위는 달리트 계층의 국민들이 더 이상 불의를 참지 않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전국달리트인권운동'의 비나 팔릭칼은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그녀는 "우나 사건은 우리 투쟁의 전환점이었다"며 "달리트 공동체는 더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편견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일어설 것이다"고 말했다.

인도의 인구 12억 명 가운데 달리트는 2억 4백만 명으로 2011년 인구총조사에서 집계됐다. 이런 인구수는 브라질과 맞먹는 규모다. 인도사회가 도시화를 통해 근본적 변화가 이뤄지면서 엄격한 계급 차별도 서서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도시 아파트나 슬럼가에서 여러 지역에서 온 시민들이 섞여 살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리트들에게는 변화의 속도가 충분치 않다. 교육을 받은 달리트 계층이 나타나면서 계급차별을 철폐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으나 종종 계층간의 유혈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인도 국가범죄통계국의 2014년 통계로는 700명 이상의 달리트가 살해됐다.

달리트 출신의 작가 찬드라 반 프라사드는 "젊은 세대 달리트들은 굴욕을 참지 못한다. 그걸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예전엔 상위계급 힌두인들에게 종속된 상태에서 빠져 나갈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지만 이제 더 이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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