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월꽃비'
제주 4.3사건과 베트남전쟁 가운데 서 있는 개인의 삶을 다룬 소설 '사월꽃비'가 세상에 나왔다.
소설은 인물들의 증언으로 시작한다. 제주4·3 당시 서북청년단 출신인 경사와 항쟁세력이었던 인물의 입을 빌려 역사적 비극을 통렬하게 그려낸다.
여기에 베트남 전쟁의 모습을 한국군과 베트남 민족해방전선 경험자들의 회고록과 비망록으로 담아낸다. 참담했던 과거를 다양한 시각에서 세밀하게 묘사한다.
그렇게 인물들의 증언을 따라가다 보면 두 역사의 공통성이 발견된다.
소설은 다른 객관적 정황 속에서 일어난 역사의 관련성을 연결해 20세기 동아시아의 모습을 인식하도록 한다.
사실적인 문체로 이념의 모순들을 짚어가며 사회의 잔인성을 헤집는다.
"고단하고 수고스럽지만 한 발 한 발 에둘러 돌아가야 하는 좁은길, 나는 당분간 그런 길을 계속 걸아야 할 것 같다."
저자 조중연 작가는 책 말미에서 말한다.
잊혀져 가는 좁은 역사, 아픔의 망각 속으로 나아가는 그의 좁은 길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