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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 때문에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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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가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

- 사람을 부위별로 열 다섯 종류 이상으로 나누는 장애등급제의 문제
- 우리 인구의 5%인 장애인.. 하지만 예산은 전체의 0.5%뿐
- 박근혜 정부도 ‘수요자 중심의 장애등급제 폐지와 재편’ 공약
- 부모님이 계시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되는 장애인 문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24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은수미 전 의원, 고동민 쌍용차 해고노동자


◇ 정관용> 은수미, 고동민의 현장입니다. 주로 노동현장의 모습들을 살펴봤는데 오늘은 장애인 분들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전국 220여 개의 장애인단체연합이죠.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지난 19일 오후에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게 한두 번 있었던 기자회견이 아닙니다. 지난 2012년 8월부터 무려 4년 동안 똑같은 외침을 계속하고 있어요. 그 사이에 기자회견만 50번, 90번의 집회, 140만 장의 서명을 받았고 여러분도 광화문 지하차도 가시다 보면 항상 그분들을 만나게 되죠. 이분들의 목소리 대신 전합니다. 은수미 전 의원 또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 어서 오십시오.

◆ 은수미> 네, 안녕하세요.

◆ 고동민> 반갑습니다.

◇ 정관용> 벌써 4년 됐네요. 그렇죠?

◆ 은수미> 네.

◇ 정관용> 저도 그 광화문 지하보도 걸어가다 보면 똑같은 위치에 계속 같이 계시더라고요.

◆ 은수미> 맞아요.

◇ 정관용> 서명운동을 받고. 그분들이죠, 그러니까?

◆ 은수미> 네, 맞아요.

◇ 정관용>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요구사항은 딱 두 가지입니까?

◆ 은수미> 딱 두 가지죠. 가장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고동민> 사실은 요구라고 말하기보다 살려달라는 표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사실은 장애등급제 그다음에 부양의무제 이렇게 제도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들여다보면 이 제도 때문에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고 또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빈번하게 발생되었기 때문에 사실은 제도를 바꾸자, 이런 문제보다 장애인들의 삶 그다음에 장애인들이 죽지 않도록 어떤 것들을 바꿔야 되지 않겠냐. 이런 요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 제도 때문에 돌아가시고 스스로 목숨 끊고 이런 일들이 있었다?

◆ 은수미> 네. 실제로 이 제도가 존엄을 훼손해요.

◇ 정관용> 2012년 8월부터 이런 장기농성에 들어가시게 된 직접적인 무슨 계기가 있었나요?

고동민 쌍용차 해고노동자(왼쪽)과 은수미 전 의원

 


◆ 은수미> 네. 장애인께서 돌아가셨어요. 그러니까 장애인등급제에 따르면 중증장애인에 한해서만 활동보조를 받는다거나 혹은 재택, 시설이 아니라 재택의 경우는 활동보조를 받는다 하더라도 밤에는 못 받거든요. 시간에 따라 달라요. 그런데 뇌병변 장애를 갖고 계시던 고(故 ) 송국현 씨께서 밤에 불이 났는데 움직일 수 없는 거예요.

◇ 정관용> 주변에 아무도 없고?

◆ 은수미> 네, 그래서 돌아가셨던. 그런 몇 가지 참사가 있었어요.

◇ 정관용> 화재로 인해서.

◆ 고동민> 사실은 장애인 분들이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사회생활 아니면 자기가 꿈꾸던 삶들에 대해서 전혀 이룰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시설에 수용되든지 집에도 수용되는 거죠. 집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를 폐지하자는 이유가 사실은 누구나 꿈꿀 수 있어야 되고 노래도 할 수 있어야 되고 춤도 출 수 있어야 되고 공부도 할 수 있어야 되는데 장애라는 이유만으로 사실은 그것들이 다 강제되고. 4월 20일이 사실 장애인의 날인데요.

◇ 정관용> 그렇죠.

◆ 고동민> 사실은 장애인의 날 딱 하루만 언론에서 되게 역경을 딛고 굉장히 훌륭한 일을 한 장애인들이 언론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고 나머지 364일은 다 그냥 사라지게 만들고 있거든요. 그래서 2012년부터 농성한 이유는 사실은 많은 죽음들도 있었지만 실제로 장애인들이 인간임을, 스스로의 삶을 계속 개척할 수 있는 사람임을 증명하고 싶었다, 이런 얘기도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들어가 보죠. 장애등급제가 현재는 어떻게 돼 있죠? 1등급, 2등급, 3등급 이렇게...

◆ 은수미>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그러니까 상식적으로는 이 사람이 장애인인지 아닌지만 판단을 하고 장애인이면 장애인이 시민으로서 존엄한 권리 혹은 일반인하고 똑같이 되기 위해서 이 장애인들이 필요한 것들이 있을 것 아니에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러니까 필요, 이렇게 돼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실 텐데 장애인복지법은 그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우선 장애인이면 제가 정말 이 법이 심각하다고 보는 게 장애의 종류 및 기준은 있을 수 있다고 저는 봐요. 그런데 장애인의 종류 및 기준이라고 돼 있어요, 우선.

◇ 정관용> 장애가 아닌 장애인의.

◆ 은수미> 장애인의 종류. 그래서 지체장애인. 그러니까 어떤 한 장애인이 뇌변장애도 있고 혹은 지체장애도 있을 수 있어요.

◆ 고동민> 언어장애도 있고.

◆ 은수미> 네, 언어장애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어떤 한 사람이 장애냐 아니냐 하면 그 장애가 어떤 장애냐, 이렇게 봐야 되는데 아예 장애인을 종류별로 나눠요.

◇ 정관용> 종류와 기준으로.

◆ 은수미> 네. 그래서 최소한 15종류의 장애인이 있습니다.

◆ 고동민> 사람을 15종류로 나눈 거죠.

◆ 은수미> 네, 나눈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복합장애도 많잖아요.

◆ 은수미> 많은데.

◇ 정관용> 복합장애는 인정을 안 해요?

◆ 은수미> 아니요. 인정을 하는데 문제는 인정을 하기 때문에 또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이렇게 장애인의 종류를 나눈 다음에 그 각각의 15개 종류별로 등급을 다시 매겨요.

◇ 정관용> 중증이냐, 경증이냐?

◆ 은수미> 1등급, 2등급, 3등급, 4등급, 5등급, 6등급인데 제가 하나 예를 들어볼게요. 장애인의 장애등급표라는 게 있어요. 지체장애인 제1급, 두 팔을 손목관절 이상의 부위에서 잃은 사람. 제2급 그러면 두 손이 어떻고 그 한 팔이 어떻고 이렇게 다 되어 있어요. 그다음에는 이 지체장애인이 예를 들어서 뇌변장애까지 가지고 있다고 치면 또 뇌변장애도 1등급, 2등급, 3등급 이렇게 돼 있어요. 그러면 이것을 사람이 판단을 해야 되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이 사람한테 무엇을 주려면.

◇ 정관용> 급수를 매겨야죠.

◆ 은수미> 네, 급수를 매기려면. 그런데 이게 복합장애의 경우일수록 판단하기가 어려운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매번 장애등급 때마다 이 사람의 장애등급이 바뀌어요. 장애가 나아지는 것도 별로 아닌데 판단마다. 그러니까 장애인에 따라서 이 사람이 무엇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는가를 찾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을 부위별로 나누어서 이 부위에 또 등급을 나눠서 그 등급에 끼워 맞추기를 하는 거예요. 그것도 좋아요. 그럴 수 있어요. 그러면...

◇ 정관용> 그런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뭐예요?

◆ 은수미> 돈 때문이에요. 최소한의 돈을 가지고...

◇ 정관용> 몇 급에서 몇 급까지만 무엇을 지원한다? 몇 급, 몇 급은 지원 안 한다?

◆ 은수미> 네. 그런데요, 저는 1급에서 6급까지를 왜 나눴는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웬만한 지원은 3급으로 끝나요.

◆ 고동민> 사실은 2007년 전까지는 장애인 등급이 문제 될 게 없었어요. 왜냐하면 지원하는 게 거의 없었거든요.

◆ 은수미> 네, 없었으니까.

◆ 고동민> 그런데 2007년부터 활동보조라는 제도가 도입됩니다. 그래서 2009년부터 제가 전장연 활동가 분하고 통화해 보니까 2009년부터 장애등급을 재심사를 하기 시작했대요.

◇ 정관용> 활동보조 제도 때문에.

◆ 은수미> 네.

◆ 고동민> 돈이 거의 안 들다가 이제 예를 들면 아주 최중증 장애인들이 받는 금액이, 보조서비스가 예를 들면 기초수급에서 한 48만원 그다음에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금액이라든지 장애연금 포함해서 최대 80만원을 넘을 수 없다고 얘기 들었어요. 그리고 지금 현재로는 활동보조 109시간, 그러니까 109시간 동안 활동보조를 받을 수 있는 건데.

◇ 정관용> 한 달 동안에.

◆ 고동민> 그러면 총 비용이 한 200만원 정도 드는 거래요. 그러니까 최대, 아무 것도 못하는 장애인들이 최대 받을 수 있는 게 한 200만원 정도라고 얘기 들었는데.

◆ 은수미>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 고동민> 이걸 계속 줄여가는 거예요.

◇ 정관용> 이게 가장 중증인 경우가 이렇다는 거죠.

◆ 은수미> 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보시면 돼요.

◇ 정관용> 그런데 상식적으로 봐서 장애 종류를 15종류로 나누고 이걸 다 하고 이게 정말 정확하겠느냐, 이런 의구심도 들고 또 사람을 그런 식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좀 몰인격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상식적으로 장애인 가운데는 본인이 걸어 다닐 수 있는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잖아요.

◆ 은수미> 그럼요.

◇ 정관용> 그건 나눠서 활동보조서비스를 할 건지, 말 건지 정하는 건 필요한 것 아니에요?

◆ 은수미> 그러니까 필요에 따라서 한번 심사를 해보면 되는 것 아니냐는 거예요. 이렇게 등급으로 나눌 필요가 없어요.

그러면 이 사람이 일반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걸어 다니는 사람이면 다른 게 부족한 게 있겠죠. 예를 들자면 이 사람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뭔가. 이걸 심사하는 건 굉장히 저는 어렵지 않다고 봐요. 그런데 이것을 등급별로 우선, 손가락을 엄지가 없는지 검지가 없는지, 2개가 없는지 3개가 없는지, 관절이 없는지 뭐가 없는지, 정신의 무엇이, 진단서 이런 걸 따지다 보니까 쓸데없는 짓을 하게 된다는 게 첫 번째고요. 그조차도 소용이 없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3급까지밖에 안 줘요. 아무 것도 주지 않아요.

◇ 정관용> 4, 5, 6급은 지원이 없다?

◆ 은수미> 거의 없어요. 장애인연금도 거의 중증만 받고요.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우리나라가 장애인이 전체 인구의 한 5% 돼요. 그러면 예산이 한 380, 그냥 예산 비례로 하면 386조니까 한 5% 정도를 이분들한테 좀 써보겠다고 하면 한 17조 되고요. 그것도 많다. 한 2.5% 쓴다 그러면 한 8, 9조 정도 돼요. 지금 쓰는 돈이 한 1조 7, 8천억 정도예요. 그러니까 엄청 적은 거예요.

◇ 정관용> 인구 대비 예산비중조차도 안 된다?

◆ 은수미> 안 돼요. 0.5%, 그러니까 5%인데 0.5%의 예산이죠.

◇ 정관용> 얘기를 다시 집중해서 그래서 장애등급제에 대해서 장애인 분들은 이걸 폐지하고 어떻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겁니까?

◆ 은수미> 아니요. 폐지해달라고 이분들이 먼저 요구한 게 아니라 원래 박근혜 대통령께서.

◆ 고동민> 공약이.

◆ 은수미> 공약이 보건복지부에 이게 나와요. 장애인등급제 개편일정 이래서 이행단계는 1~3급 중증, 4~6급 경증으로 2단계로 일단 개편을 하고.

◇ 정관용> 중, 경으로만 나눈다?

◆ 은수미> 네. 그래서 2014년까지는 그걸 하고 2016년에 폐지안을 만들어서 2017년부터 시행한다라고 하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안 하고 있어요?

◆ 은수미> 안 했어요.

◆ 고동민> 시범 시행 중이긴 하죠.

◆ 은수미> 시범도 그것도 등급제 폐지가 아니에요.

◇ 정관용> 장애인들이 원하는 것도 이렇게 그냥 의사나 판정기관이 판정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들이 뭘 원하는지 수요자 중심으로 등급제를 폐지하고 재편해 달라. 그거죠?

◆ 은수미> 그렇죠. 그리고 그런 것은 충분히 다른 국가에서 많이 하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박근혜 정부도 공약을 내건 거예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고동민> 사실은 예를 들면 여러 가지 기준들을 만들어내는 것들에 대해서 장애인 분들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그걸 꼭 등급으로 표현해야 되는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인 것이고 예를 들면 1등 국민 있고 2등 국민 있는 건 아니잖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 핵심적으로는 우리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에 기준을 맞춰달라 그거죠. 그게 장애등급제 폐지의 이유이고. 부양의무제는 꼭 장애인 분들만 해당되는 게 아니잖아요. 기초생활수급자에 되느냐, 안 되느냐는 수입이 있는 가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빠지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 은수미> 굉장히 차이가 있죠.

◇ 정관용> 그런데 자식하고 연락도 안 되는 노인 분들, 이런 분들도 부양의무제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에서 빠지고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데 장애인 분들하고 이거하고 어떻게 달라요?

◆ 은수미>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이 뭐냐 하면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장애인의 부양의무는 가족에게 있다고 규정해놨어요. 왜냐하면 장애인을 버려 버리는 가족들도 있어서.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이런 부양의무를 뒀어요. 그런데 이렇게 부양의무가 가족에게 있기 때문에 문제는 그 가족 중에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들 있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이 부양의무제 때문에 만약 가족이 지원을 못 받으면 이 가족이 장애인을 가족으로서 케어하면서 같이 살아야 되는데 불가능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장애인이 있는 장애인 가족이 만약 부양의무제 때문에 혹은 그 장애인이 기초생보자일 수 있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런데 부양의무제 때문에 기초생보를 못 받아버리면 사실은 중증장애인 외에는, 아주 심각한 중증장애인 외에는 받을 수 있는 장애연금이 얼마 안 되거든요. 그것 외에 아무 것도 못 받는데. 그러면 부양의무제 때문에 기초생보자로서 받을 수 있는 것조차 못 받는 거예요.

◇ 정관용> 못 받는다.

◆ 고동민> 예를 딱 들면 그거예요. 예를 들면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장애를 가진 형이 있고 미성년자 동생이 있는데 18세까지는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어요. 장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 정관용> 그 동생이...

◆ 고동민> 성년이 딱 되는 순간 모든 게 끊기는 거죠.

◇ 정관용> 동생이 성년 되면.

◆ 은수미> 모든 게 다 끊기는 거예요. 또한 동생을 이 형이 케어하고 있는데 이 형이 예를 들어서 소득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만약 소득이 올라가 버리면 이게 또 끊겨요. 더 나아가서 계시지도, 그러니까 지원도 없는 그런 부모나 형제가 있다라는 이유로 부양의무가 가족에 있기 때문에 직계존비속이 있다는 이유로 또 생계가 끊겨요.

◆ 고동민> 그래서 사실은 생계가 끊기는 정도가 아니라 이게 삶이 끊기는 거라서 언론에도 많이 나왔지만 2010년에는 한 팔이 없는 장애를 가진 자녀가 부모님이 계셔서 장애수당을 못 받아서 부모님이 자살을 하시거나.

◇ 정관용> 그 부모님은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나 보죠?

◆ 고동민> 아니요. 노동활동을 할 수 없는 나이인데도. 그런데 노동할 수 있는 나이라고 규정지어지면 일을 할 수 있는지 유무랑 상관없이 자기가 그냥 장애연금이나 여러 가지 제도가 끊기는 거예요.

◆ 은수미> 그러니까 근로능력이 없는 기초생보 수준의 것을 받아야 되는데 만약 그분께서 일정한 소득이 있다라든가 이런 규정 때문에 만약 기초생보 대상자가 아니라면 아무 것도 받을 수 없거나 혹은 이런 어쨌든 부모님이 계시다는 이유로 아무런 지원을 하지 못하는데 부모님이 계시다는 이유만으로 장애인은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이런 상황인 거죠.

◇ 정관용> 그래서 부모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요?

◆ 은수미> 네. 왜냐하면 내가 없어야.

◇ 정관용> 내가 죽으면 내 아들한테.

◆ 고동민> 기초생활수급비라도 나오겠지. 사실은 이게 복합적인데. 지훈이, 지우라는 발달장애인 어린 친구들이 있었는데 장애등급제 재심사를 하려고 했었어요. 왜냐하면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아야 되니까. 부모님들은 일을 하셔야 하니까. 그런데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으려고 재심사를 하면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니까 만약에 3급이었는데 지금 현재 4급으로 될 수 있다.

그래서 활동보조서비스를 신청하지 마라라고 공무원들이 얘기를 하는 경우도 많고. 그러니까 이 여러 가지 장애등급 재심사를 하면서 장애인들이 굉장히 뭔가 공짜로 요구하거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자꾸 그런 제도적으로 악용하는 행위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고. 사실 그래서 서비스 신청 안 했다가 이 두 친구가 집에 불이 나서 돌아가셨거든요.

◇ 정관용> 아이고.

◆ 고동민> 아까 우리 은수미 의원님이 말씀하셨던 대로 수요자,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대로 뭔가 정책들이 입안돼야 되고 마련돼야 하는 것들로 확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 은수미> 제가 영화를 한번 보면 그런 영화들 있잖아요. 이 아이를 부양하는 엄마나 아버지가 실제로 이 아이를 케어 할 능력이 있느냐를 가지고 사회복지사가 직접 집을 방문해서 실제로 점검을 해보잖아요. 그걸 며칠에 걸쳐서.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러니까 당장에 제도를 그냥 둔다 하더라도 그렇게 사회복지사를 가지고 한 달이든 1주든 점검을 해 보면.

◇ 정관용> 현장 중심으로.

◆ 은수미> 현장 중심으로. 그러면 수요자 중심으로 해보면, 그러니까 점검시스템이라도 바꾸면 이게 개선이 돼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런데 와서 입증하라 이런 거 아니에요?

◇ 정관용> 지금 부양의무제 얘기하다가 이 얘기까지 쭉 갔는데 부양의무제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습니다만 장애인 자식들 키우기 힘들어서 스스로 목숨 끊는 부모. 또 내가 죽으면 쟤 어떡하나 해서 장애인 자녀를 살해하는 부모. 간간이 나오잖아요.

◆ 은수미> 나오죠.

◇ 정관용> 바로 그런 게 가족이라는,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 장애는 너희들이 알아서 해. 여기서 시작된 것 아니겠어요?

◆ 은수미> 그렇죠. 그러니까 저는 장애인복지법에서 가족의 부양의무를 가족조차 케어를 하지 못하면 어찌할 것이냐 해서 넣은 거라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가족 혹은 최소한 국가가 부양을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적어도 미성년에 대해서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 목소리를 4년 동안 계속 내고 있는데, 농성을 이어가면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는데 법 개정은 안 되고 있다. 야당은 추진 안 합니까?

◆ 은수미> 아니요, 야당도 추진을 했어요.

◇ 정관용> 어떻게요?

◆ 은수미> 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사실은 이 문제 때문에 부양의무자 기준 문제라든가 그다음에 등급제 폐지 문제를 완화시키자, 폐지하자 등등의 법안들을 낸 것으로 알고 있어요.

◇ 정관용> 왜 안 돼요?

◆ 은수미> 그런데 대체적으로 예산 문제가 가장 커요.

◇ 정관용> 예산.

◆ 은수미> 그러니까 장애인 쪽에 예산이 우선 되지 않아요.

◇ 정관용> 그래요. ‘장애인 전체에게 활동보조 등등의 지원 불가능하다, 지금의 예산으로는. 그러니 최소한 등급이 필요하다’ 이런 논리겠죠.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아까 참 중요한 얘기 은수미 전 의원이 한 게 우리 전체 인구 가운데 장애인의 비중만큼이라도, 예산 가운데 그 비중만큼이라도 좀 쓰자. 그거 아닙니까?

◆ 은수미> 네. 전 그것의 반만이라도 쓰자는 거예요.

◇ 정관용> 선진국은 그렇게 하죠?

◆ 은수미> 네, 하고 있습니다.

◆ 고동민> 사실은 이게 동정과 시혜의 시선으로만 보기 때문에 그런 거고 독일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이 장애인들이 노동을 할 수 있는 여건들을 만들어주는 데 가장 주안점을 둔대요.

◇ 정관용> 물론이죠. 거기까지 가야죠.

◆ 고동민> 그런데 그분들이 일을 하시면 세금도 내고 그래서 전체적인 사회적 비용은 줄어들 수 있는 거거든요, 사실은.

◇ 정관용> 혹시 두 분은 잘 아시겠지만 현재 우리 장애인들 중에 선천적 장애가 몇 %고 후천적 장애가 몇 %인지 아세요? 80% 이상이 후천적 장애입니다.

◆ 은수미> 그렇겠네요. 사고를 당해서.

◇ 정관용> 그건 무슨 뜻이냐 하면 지금 버젓이 나 장애 없네 하는 사람들 다 잠재적 장애인들이에요.

◆ 은수미> 장애인 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누구나 될 수 있어요. 그러면 국가 예산을 거기다 쓰자는데 왜 반대합니까? 나를 위한 예산일 수도 있는데.

◆ 고동민> 국민들이 반대한다고는 못 들어봤는데요.

◇ 정관용> 그런가요?

◆ 은수미> 이게 쟁점이 되어 본 적이 없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국민들이 여기에 관심 더 써야 하는데 관심사가 아니라는 거죠. 내 문제라고 생각해야죠.

◆ 은수미> 그렇죠. 이 방송 통해서 더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장애인 문제에.

◇ 정관용> 그래요. 은수미, 고동민의 현장. 오늘은 장애인 분들의 문제를 다시 한 번 되짚어봤습니다. 이분들 농성이 하루빨리 끝날 수 있기를 정말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은수미 전 의원,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 수고하셨습니다.

◆ 은수미> 네, 감사합니다.

◆ 고동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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