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아듀 리우 ②] 남미 첫 올림픽 아 꼬레아! 가슴의 피가 용솟음친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2부작> '브라질이민 50년' 눈물과 아픔, 그리고 올림픽 환희

 




지구 정반대편에 있어 한국과 가장 먼 나라 브라질. 낮과 밤은 물론 계절마저 정반대인 브라질. 1960년대 군사정권 시절 남아메리카드림을 꿈꾸고 농업이민이나 투자이민을 온 동방의 이방인 '꼬레아'. CBS노컷뉴스는 리우올림픽의 생생한 감동을 전하는 것은 물론 낯선 땅 브라질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여전히 대한민국을 그리워하는 우리 교민들의 삶을 조명하는 연속기획 2부작 '브라질 속 꼬레아'를 준비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먼 곳에서 온 낯선 이방인 '꼬레아'의 눈물
② 남미 첫 올림픽 아 꼬레아! 가슴의 피가 용솟음친다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폐막된 지 2일이 지났지만 잔잔한 여운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4년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열렸지만 축구경기는 상파울로와 벨루오리존치 등 여러 도시에 나뉘어 열렸다.

우리 교민들은 한국 선수들을 현지에서 보기는 쉽지 않았고 사실 한국 축구선수보다는 축구 그 자체에 열광했다.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은 확실히 달랐다.

축구뿐 아니라 양궁, 유도, 탁구, 경보, 싸이클 등 24개 종목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선수들 200여명이 리우라는 도시 한 곳에 집중해 모여들자 교민사회는 술렁였다.

상파울로에는 우리 교민이 5만명 넘게 살고 있지만 리우에는 150여명에 불과하다.

낯선 땅에서 지구반대편에 있는 고국을 그리워했던 교민들은 여자핸드볼팀과 양궁, 태권도 시합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상파울로 교민들은 한국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400km 넘게 떨어져 있는 리우까지 밤샘 이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42년 전 상파울로에 이민을 와 지금은 리우에 정착한 조혜숙(52)씨는 "월드컵 때도 대한민국을 외쳤지만 이번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올림픽이다보니까 더 성대하고 한국선수와 관계자, 취재진 등도 더 많이 온 것 같다"고 기뻐했다.

조씨는 "한국 교민으로서 너무 기쁘다"며 "우리 선수들이 메달을 많이 딸 수 있도록 교민 모두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태권도 한국 대표 김소희가 17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티아나 보그다노비치와 대결하고 있다. 김소희는 경기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전종목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한국양궁부터 드라마와 같은 대역전극을 펼친 펜싱 에페 박상영, 석연찮은 판정으로 눈물을 쏟은 레슬링 김현우, 금빛발차기로 정상에 우뚝 선 태권도 김소희·오혜련까지 우리 선수들은 교민들의 자랑이었다.

교민들은 한국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쳤고, 환희와 눈물에 함께 웃고 함께 울었다.

한국 여자핸드볼팀이 네덜란드와의 예선 3차전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하며 8강 진출의 희망을 되살리자, 브라질에 이민온 지 53년 된 홍은애(63 여)씨는 "다음 경기도 꼭 와서 응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파크 카리오카3 경기장에서 열린 49kg급 여자태권도 결승전에서 막판까지 쫓기던 김소희가 승리를 확정짓자 관중석에 앉아있던 박선숙(53)씨는 태극기를 번쩍들고 환호했다.

사실 태권도룰을 잘 알지못해 주변에 여러차례 물어보던 박씨는 경기 종료 후 김소희가 좋아서 펄쩍펄쩍 뛰자 그제서야 승리를 알아채고 감격했다.

앞서 박씨는 여자핸드볼팀 경기 응원전에서도 "브라질에 있는 교민들은 사실 모두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한국 선수들을 찾아 응원을 안할 수가 없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박인비가 '골프여제'로 등극하며 마지막 9번째 금메달을 선사하자 교민들은 너나할 것도 없이 두 손을 번쩍 들었다.

21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한국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에서 운수업을 운영하는 임충식(55 남)씨는 "먼나라에 살고 있어도 언제나 한국을 그리워하고 있다"며 "이번 올림픽을 통해 애국심과 자부심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 등 고질적인 정치불안과 극심한 빈부격차, 또 그로 인한 치안불안.

1960년대 농업이민과 80년대 투자이민을 통해 지구 반대편 낯선 땅을 밟은 '꼬레아' 이방인들은 갖은 역경을 헤치고 브라질에 뿌리내렸다.

교민들은 한국선수단의 활약과 대한민국을 존경의 눈빛으로 쳐다보는 브라질 현지인들의 반응에 지난 세월 겪었던 온갖 설움이 씻겨내려간 듯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리우올림픽을 통해 한국인의 피가 뜨겁게 용솟음치고 있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