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여름만 되면 주부들은 '그 놈의 빨래' 때문에 괴롭고 화가 난다.
다른 계절보다 여름은 유독 빨래 양이 많아 하루에도 두 번 이상씩 세탁기를 돌리지만 뒤돌아서면 빨래가 금방 넘쳐난다.
특히 하루 종일 힘들게 빨래를 해놨더니 세탁을 마친 옷에서 쾌쾌한 쉰 냄새가 나 다시 세탁을 해야 하는 황당한 경우도 여름에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도대체 왜 여름만 되면 세탁물에서 유독 불쾌한 냄새가 나는 걸까?
정영숙 세탁전문가는 "빨래를 마친 세탁물에서 냄새가 나는 첫 번째 이유는 세탁물에 남아있는 세제 찌꺼기와 공기 중의 습기가 결합해 오염되면서 냄새가 나는 것"이라며 "특히 여름철에는 공기 중 습도가 높아 세탁물이 쉽게 오염될 환경에 놓여있어 다른 계절보다 유독 세탁물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영숙 전문가는 "두 번째 이유는 세탁기 통 내부에 각종 곰팡이와 이끼, 세균들이 번식하고 있어 그것들이 세제와 결합되면서 빨래를 마친 세탁물에서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라며 "세탁기는 세균이 번식하기가 굉장히 좋은 곳인데 여름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다 보니 더 세균이 왕성하게 번식한다"고 설명했다.
이우홍 한경희생활과학 행복매니저는 "세탁기의 오염 정도는 빨래하는 양과 비례 한다"며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옷을 자주 빨다 보니 세탁기에 이물질이 더 빨리 쌓이게 되고 세탁기 안에 있는 습기가 고온에 의해 오염될 수 있는 계절적 요인이 있어서 여름에는 냄새가 더 심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영숙 전문가는 "여름철만 되면 세탁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주부들이 많은데 몇 가지 팁만 숙지하면 손쉽게 여름철에도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빨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세균 덩어리' 세탁기, 청소 꾸준히 해야 세탁물 오염 막을 수 있어'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제와 빨래만 넣고 돌리는 세탁기에서 세균이 번식할 만큼 지저분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기자도 세탁기의 통을 분해해 내부를 청소하는 현장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세척이 주요 기능인 가전제품이 설마 지저분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뜯어본 세탁기 내부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세제 찌꺼기와 곰팡이 세균 등으로 오염된 세탁기 내부 모습 (사진=김송이 기자)
청소를 위해 뜯어낸 통돌이 세탁기 내부는 검은 곰팡이 덩어리와 세제 덩어리 등이 곳곳에 엉겨 붙어 있었고 이물질이 시간이 지나면서 딱딱하게 경화돼 조개껍데기처럼 하얗게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
주부 A 씨는 "세탁기를 2년 정도 사용했는데 이렇게 지저분할 줄은 몰랐다"며 "이전에 세탁기를 화장실에 놓고 사용했었는데 아마 그때 세탁기가 오염된 것 같다"고 충격적인 심정을 전했다.
이우홍 한경희생활과학 행복매니저는 "세탁기는 가전제품 중에 습기하고 이물질이 어우러져서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가진 대표적인 기기"라며 "기본적으로 옷에 붙어있는 이물질을 세탁기가 온몸으로 끌어안게 되는데 거기서 물·습기와 같이 어우러지다 보니 곰팡이도 발생하고 각종 세균도 번식하게 되는 거다"고 설명했다.
이우홍 행복매니저는 "결국 깨끗하게 하려고 세탁을 하는 건데 알고 보면 세탁기에 있던 곰팡이와 세균이 세탁물에 묻으면서 더 오염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며 "그러므로 2년에 한 번 정도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세탁기 청소를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세제찌꺼기와 곰팡이 등으로 오염된 세탁기 통 과 청소후 말끔해진 세탁기 통 (사진=김송이 기자)
그러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청소를 했다 하더라도 방치하게 되면 세탁기는 금방 오염이 되기 때문에 개인이 평소에 세탁기 관리를 해야 깨끗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우홍 매니저는 "세탁기 관리법은 간단하다. 세탁을 마친 후 세탁기 내부가 건조될 수 있도록 세탁기 문을 열어놓기만 하면 된다"며 "그리고 세탁기 위치도 중요한데 가급적 화장실 같은 밀폐된 공간보다는 통풍이 잘 되는 공간에 놓는 게 곰팡이와 세균 증식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영숙 세탁전문가도 "세탁기 버튼을 잘 살펴보면 통 세척·통 살균 버튼이 있다. 이를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돌려주는 게 좋다"며 "아무래도 물때가 끼기 쉬우므로 통 세척을 주기적으로 한 번씩 해주면 물때가 잘 안 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간혹 주부들 중에는 천연세제나 식초 등을 이용해 직접 세탁기 청소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세탁물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우홍 매니저는 "요즘 세탁기 청소 세제나 식초, 구연산 등 친환경 세제를 이용해 통 세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셀프 통 세척의 전제조건은 세탁기 내부 청소가 먼저 완료돼야 하는 것"이라며 "친환경 세제 등을 이용해 청소를 하게 되면 세탁기 내부에 있는 오염물질과 찌꺼기 등이 오히려 그 안에서 '퉁퉁' 불게 돼 일부는 배출되고 일부는 남아있게 된다. 그러면 세탁을 할 때마다 꾸준하게 오염물질이 세탁물에 묻어 나와서 오히려 더 골치 더 아픈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매니저는 "그러므로 통 세척 등의 셀프 세탁기 청소는 더러운 세탁기 내부를 깨끗하게 하는 게 아니라 깨끗한 세탁기의 상태를 더 오래 유지하는 청소법"이라고 덧붙였다.
◇ 세탁물 냄새? 세제만 잘 써도 걱정 없어…'천연세제'가 효과적
정영숙 세탁전문가는 천연세제 재료로 레몬 껍질을 삶은 물을 추천하고 있다. "레몬껍질은 살균력이 좋고 향도 좋아 천연 세탁세제로 사용하기 좋다" (사진=김송이 기자)
전문가들은 빨래를 방금 마친 세탁물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 '합성세제'를 꼽고 있다.
정영숙 세탁전문가는 "사실 합성세제는 생각보다 독해 빨아도 빨아도 옷감에서 잘 안 빠진다"며 "이렇게 옷감에 남은 세제 찌꺼기는 세탁기 내부의 오염물질이라던가 공기 중의 습기와 잘 결합해 안 좋은 냄새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정영숙 전문가는 "그러므로 빨래를 할 때 되도록 합성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며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 레몬 등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훌륭한 천연세제를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전문가는 "물론 합성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지만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세탁물을 마지막에 헹굴 때 천연세제인 구연산이나 레몬 껍질 삶은 물을 넣어주는 게 좋다"며 "구연산은 세제를 중화시키고 냄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레몬 껍질 삶은 물은 살균 역할을 하고 향이 있어 세탁물에서 좋은 향이 나게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천연 세탁세제' 만들기 |
재료 : 레몬 껍질, 베이킹소다 10g, 천연 올리브 비누 혹은 천연 올리브 비누 가루 20g
1. 레몬 껍질을 말린다. 2. 말린 껍질을 물에 넣고 끓인다. 3. 식힌 레몬 껍질 물 200g에 베이킹소다 10g을 넣는다. 4. 올리브비 누를 강판에 간다. 강판에 간 비누 가루 20g을 넣고 섞는다. 5. 용기에 담아 2~3일 숙성시킨 후 사용한다.
※도움 : 정영숙 세탁전문가 (일산 삼익세탁소) |
◇ 잘 말린 빨래에서 냄새가…장롱에 보관했던 옷에 곰팡이가?!세탁을 마치고 잘 말린 새 옷을 꺼내 입었는데 누가 입었던 옷처럼 시큼한 냄새가 나는 황당한 경우도 더러 있다.
전문가들은 빨래를 잘 못 건조했을 경우 역시 세탁물의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영숙 세탁전문가는 "여름철에 빨래를 말릴 때는 반드시 통풍이 잘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빠른 시간 안에 말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공기 중의 습기와 먼지, 세탁물의 세제 찌꺼기 등이 결합되면서 세탁물의 냄새를 유발 한다"고 설명했다.
"옷장이나 서랍장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섞은 베이킹소다를 통풍이 잘 되는 천 주머니 등에 넣어 옷과 함께 보관하면 된다" (사진=김송이 기자)
정영숙 전문가는 이어 "특히 장마·태풍 등이 있는 여름철에는 옷을 옷장에 보관할 때도 잘 보관해야 하는데 잘못하면 옷장과 옷 전체에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한번 옷장에 곰팡이가 생기면 계속 생기게 돼서 옷장 전체를 소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므로 애초에 곰팡이가 안 생기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문가는 "옷장이나 서랍장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섞은 베이킹소다를 통풍이 잘 되는 천 주머니 등에 넣어 옷과 함께 보관하면 된다"며 "일반 제습제나 제습기보다 훨씬 효과가 좋고 친환경적이라 건강에도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