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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젊은 배우의 절규 "공연 끝난지 1년…1원도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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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웁니다' 스태프 20명 임금체불…"학비 벌려던 학생 절반가량"

(사진=배우 임종원 씨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지난 18일, 한 젊은 배우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절박하고도 원통한 심경이 묻어나는 글을 올렸다.

"여러분… 전 작년 '불효자는 웁니다' 작품의 진행팀에서 일한 배우 임종원입니다. 너무 열이 받아 SNS에 올립니다. 작년 8월 장충체육관에서 공연한 '불효자는 웁니다'가 끝난지 1년이 지난 이 시점까지 저를 포함한 진행팀 전원이 1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1원도 주지 않은 대표는 '지방 공연이 끝나면 주겠다' '연말 지나고 주겠다' 하루하루 미루다 끝내는 '노동청에 고소한 걸 취하하지 않으면 줄 수 없다'라고 하며 페이 지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공연계의 노동 착취·임금 체불 문제를 고발하는 글이었다. 배우 임종원 씨(32)는 "이게 말이 되는 건가요?"라고 반문하며 글을 이어갔다.

"그 대표는 (공연제작사) 아트 앤 스토리가 고소를 당하니 스토리 팜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불효자는 웁니다'를 다시 하고 있습니다. 초호화 캐스팅이라는 타이틀로…. 1000만 원이 넘는 배우 페이는 주고 100만 원도 안되는 스태프 페이는 한 명도 주지 않은 채 끝내는, 아무 문제 없이 그 공연을 다시 올린다는 것이 너무나도 화가 나 이 글을 올립니다. 이 공연이 올라가고 또 흥행할 거라 생각하니 너무 열이 받습니다. 1원도 임금을 주지 않고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이렇게 대놓고 다시 제작하는 정철 대표를 생각하니 너무나도 화가 납니다…."

실제로 해당 공연은 '명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시즌2'라는 이름으로 9월 10일부터 10월 30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에서 상연된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고두심, 김영옥, 이홍렬, 이종원, 안재모, 이유리 등 유명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는 점도 전면에 내세웠다.

이 글을 올린 임종원 씨는 19일 CBS노컷뉴스에 "함께 일한 스태프 가운데 단돈 1원도 받지 못한 사람은 모두 20명으로, 개인당 60만 원부터 110만 원까지 총 1500만 원 정도 된다"며 "방학 동안 학비를 벌기 위해 일한 대학생도 8명 정도 있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마련해 줄 마음으로 부른 후배들도 있는데 이렇게 돼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임 씨는 "그냥 하는 소리겠지만 20명 가운데는 '돈 안 받아도 되니 사과는 반드시 받아야겠다'는 친구도 있을 만큼 모두 마음 고생이 굉장히 심했다"며 "개개인의 사정 탓에 제작사 정철 대표에게 누구는 전화를 하고 누구는 하지 못하고 누구는 '한 명이 대표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마음에 일부러 조용히 있던 친구도 있다. 그런 친구들을 앞에 두고 정철 대표가 저에게 '대신 사과를 전해 달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가 제대로 된 임금 정산은 물론 20명 모두에게 직접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락이 닿은 '불효자는 웁니다' 제작사 스토리팜의 정철 대표는 "지난해 상연 당시 메르스 여파 등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매출이 안 나와, 이번에 SNS에 글을 올린 진행요원들에게 임금을 주지 못했다"며 "올해 우리 공연의 투자사로부터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 (20명에 대한 밀린 임금을) 지급하기로 오늘 아침 투자사 측과 합의했다. (임금 체불 건은)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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