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에서 탁구는 중국 출신 선수들의 잔치로 치러졌다.
이번 올림픽 탁구종목에는 올해 총 56개국 172명이 출전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중국 출신 선수들은 중국 대표선수 6명을 제외하고도 21개국 38명의 선수나 된다.
심지어 싱가포르는 탁구 종목에 출전한 선수 5명 모두 중국 출신이다.
오스트레일리아(6명 중 5명)와 미국(6명 중 3명), 캐나다와 터키(2명 전원), 네덜란드와 스페인(3명 중 2명)이 중국 출신 선수들로 탁구 선수단을 꾸렸다.
한국 대표팀에도 중국에서 귀화한 전지희가 여자 탁구 단식과 단체전을 뛰었다.
나라마다 올림픽 출전 기회가 제한되다보니 국적을 옮겨 올림픽의 문을 두드리는 일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탁구처럼 전체 선수의 4분의1 가량이 한 나라 출신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다른 나라에서 귀화 경쟁을 벌일 만큼 선수들의 실력도 쟁쟁하다. 여자 개인전 16강전에 오른 선수 가운데 중국 출신이 10명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원인은 압도적인 '탁구 최강' 중국의 위상에 있다. 중국은 1988년 탁구가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31개의 금메달 중 27개를 휩쓸었다.
자국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에는 남녀 개인전 금·은·동을 싹쓸이했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독점하고 은메달 2개까지 거머줬다.
중국에서 탁구는 생활체육으로도 널리 자리잡아 인기가 높다. 중국 정부에 공식 등록된 탁구 선수만 3천만명이다.
이 가운데 상위 50명만 국가대표 후보군에 오르고, 다시 남녀 합쳐 6명만이 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있다.
마치 양궁에서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것보다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간발의 차로 국가대표 경쟁에서 밀려난 중국 선수들로서는 다른 나라를 통해서라도 올림픽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귀화'는 매력적인 기회다.
다른 나라 입장에서도 우수한 중국 선수들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중국의 탁구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다.
하지만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은 "각국이 '선수 수입'에만 신경 써 자국 선수들의 훈련에 소홀하면 균형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ITTF는 중국탁구연맹과 함께 중국인이 아닌 젊은 선수들을 일정 기간 중국 현지 캠프에 초청해 훈련받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