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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차'' 수영 대표선수 성민의 ''마지막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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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따낸 배영 200m 올림픽 티켓 후배에게 양보

성민

 

2002년 1월, 한국 수영계가 들썩거린 사건이 있었다. 스무살 청년 성민(26·부산시체육회)이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월드컵(쇼트코스) 배영 100m와 200m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낸 것.''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등장하기 전이었던 당시에는 스포츠신문 1면을 도배할 만큼 대형 뉴스였다.

6년전 수영계를 강타한 주인공 성민이 오는 8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 생애 세번째 올림픽. 한국 수영선수가 3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전 국가대표선수 김방현(31)에 이어 두번째다.

세번째 출전이지만 성민의 올림픽 메달 획득 전망은 밝지 않다. 성민이 출전하는 배영 100m에는 2004 아테네올림픽 6관왕 마이클 펠프스(미국)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민에 주목하는 이유는 배영 200m 출전을 양보한, 아름다운 마음 씀씀이 때문이다. 성민은 배영 100m와 200m에서 올림픽 기준기록을 넘어서며 베이징행 티켓을 타냈지만, 자신이 따낸 배영 200m 티켓을 기준기록을 넘어서지 못한 후배 김지현(19·대구체육회)에게 양보했다.

성민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박)태환이가 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자유형 400m 한국기록 보유자였던 한규철 선수가 올림픽 티켓을 양보했기에 가능했죠. 물론 나 역시 고민을 안했다면 거짓말이에요. 그러나 어린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 경험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큰 힘이 되니까요. 태환이처럼"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오륜기 문신,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비록 한 종목의 출전을 양보했지만 올림픽에 대한 그의 열망은 뜨겁다. 성민의 오른쪽 어깨 아래에는 눈에 확 띄는 문신이 있다. 다름 아닌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

"외국 선수들의 경우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만이 오륜기 문신을 새긴다고 해요. 어린 나이에 그게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시드니올림픽 다녀오자마자 오륜기를 새겨넣었죠."

물론 성민 어깨의 오륜기는 ''올림픽 출전'' 의미 이상을 담고 있다. 18살에 나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배영 100m에,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배영 100m, 200m에 연속 출전했지만 8명이 출전하는 결선에 조차 오르지 못했던 성민의 올림픽에 대한 간절함을 담고 있다.

특히 2002년 수영계를 놀래킨 이래 연일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가파른 상승세를 달린 성민이 코칭스태프와의 불화로 대표팀 훈련과 개인 훈련을 오락가락하면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던 것은 가장 후회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아버지가 위암 판정을 받은 일은 성민을 더욱 힘들게 했다. 위암에서 완쾌한 아버지는 2005년 말, 다시 대장암 진단을 받았고 결국 2006년 3월 세상을 떴다. 아버지의 죽음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성민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안겼다.

결국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 세 개의 동메달만을 챙긴 성민은 이후 수영과는 담을 쌓았다. 이대로 운동을 접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리고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성민은 200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배영 100m에서 4년만에 자신의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자신감을 회복, 베이징으로 향하게 됐다.

성민의 최고 기록은 지난 2월 2008 베이징올림픽테스트 수영대회에서 작성한 55초43. 올 시즌 세계랭킹 1위인 헬게 미우프(독일, 53초10)와 2위 펠프스(53초42) 등의 기록보다 2초 가량 느리지만, 최근 훈련을 통해 54초대 진입을 자신하는 만큼 포기하기는 이르다.

"수영선수로서의 절정은 지났죠. 그렇지만 이번 올림픽을 통해 제 한계를 시험해 볼겁니다. 늦었다고 생각지도 않고, 불가능하다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박태환과 함께 한국 수영선수 가운데 가장 ''물을 잘 타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성민. 그의 마지막 도전이 열매를 맺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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