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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신궁' 없었다면…구기·격투기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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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금 4개 빼면 북한과 비슷한 성적… 1984 LA 이후 최악 우려

한국여자배구 대표팀의 김연경이 지난 16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나징유 배구 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8강전 경기에서 패한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2016.8.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k 윤창원기자

 

한국 여자 배구가 8강에서 주저앉으면서 한국이 올림픽 역사 44년 만에 단체 구기 종목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지난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1-3(19-25 14-25 25-23 20-25)으로 패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의 남자 축구와 여자 배구, 여자 하키, 여자 핸드볼 등 팀을 구성해 출전하는 단체 구기 종목 모두 '노메달'에 그쳤다.

이처럼 한국이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에서 단 한 개도 메달을 얻지 못한 일은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44년 만이다.

이러한 부진은 비단 구기 종목 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현우 선수가 지난 14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32강전에서 러시아 로만 블라소프에게 편파판정으로 패, 안한봉 감독이 항의를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윤창원기자

 

1990년대 들어 침체된 권투를 제외하더라도, 근대 유도 종주국 일본을 상대로 호각세를 보이며 대표적인 올림픽 효도 종목이었던 유도나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기며 그레꼬로만 경량급을 중심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던 레슬링 등 격투 종목도 '노골드'에 머물렀다.

그나마 17일 밤부터 한국의 국기(國技) 태권도 선수들이 출격해 격투 종목의 부진을 씻어주길 기대된다.

하지만 2011년 태권도 프로리그까지 갖춘 이란에게 세계선수권 우승을 넘겨준 데 이어 지난 런던올림픽에서도 유럽·중동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의 메달 독점 현상을 깨뜨리는 등 과거처럼 한국 선수들의 독주(獨走)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기존 올림픽 효도 종목이 동반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10-10(종합순위 10위, 금메달 10개) 달성이라는 한국 대표팀의 이번 올림픽 목표도 위기에 빠졌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종합순위는 17일(한국시간) 오전 4시 기준 11위로, 16일에서 17일로 넘어가며 기존 10위에서 1계단 하락했다.

현재까지 성적표는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로, 자칫 한국이 처음 두자릿수 메달을 거둔 1984년 LA올림픽 이후 32년 만에 전체 메달 숫자가 20개 아래로 떨어질 위기다.

특히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메달이 집중된 육상이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하면서, 육상 약소국인 한국의 순위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종목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현재 거둔 금메달 6개 가운데 4개는 모두 양궁 한 종목에서 얻었다.

만약 양궁에서 거둔 메달을 제외하고 계산해보면 20위 카자흐스탄(금2, 은3, 동5)과 동률로, 21위 북한(금2, 은3, 동2)이 턱밑에 있는 수준이다.

물론 스포츠에서 성적과 메달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성적 중심 학원 체육·생활 체육을 배제한 엘리트주의 체육 문화로 올림픽을 준비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는 '특이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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