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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깜빡이 없이 훅, 깜놀!" 빵 터뜨린 구본찬의 개그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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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 박채순 감독 호통에 '깜빡이'로 화답

남자 양궁 세계랭킹 2위 구본찬은 2016 리우 올림픽 잔체전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여자부 장혜진과 함께 2관왕을 차지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지환기자

 

남자 양궁 2관왕과 남녀 양궁 전종목 석권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 구본찬은 결승전 다음날에도 쾌활했다.

전날 8강과 4강에서 슛오프(연장쏘기)까지 가는 피 말리는 상황을 연출한 구본찬은 박채순 감독의 호통으로 깜짝 놀랐던 당시 상황을 웃으면서 얘기했다.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바하(Barra)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합 때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은 갑자기 감독님이 깜빡이도 한 켜고 훅 들어와서 그랬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실제로 금메달로 가는 관문에서 구본찬은 세계 강호들과 숨 막히는 접전을 벌였다.

구본찬은 8강에서 테일러 워스(호주)와 만나 5세트까지 무승부를 접전을 펼치다 마지막 한 발을 남기고 1점을 뒤졌다.

이때 구본찬은 크게 낙심한 표정을 지었고 박채순 감독은 구본찬에게 "끝난 게 아니야. 준비해야지 이놈아!"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 "상대가 8점을 쐈잖아. 따라와. 심호흡해서 하나 준비해"라며 구본찬을 다독였고 결국 슛오프 접전 끝에 구본찬은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도 피 말리는 접전은 계속됐다.

한국 양궁 천적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만난 구본찬은 3세트까지 무승부를 펼치다 4세트를 따냈지만 5세트를 내주며 또다시 슛오프 상황을 맞게 됐다.

이때도 박 감독은 구본찬을 향해 "정신차리라"는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

슛오프 승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구본찬은 박 감독의 강한 주문에 화답했고 결국 결승까지 진출해 장 샤를 발라동(프랑스)을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누르고 양궁 마지막 금메달을 한국에 선사했다.

박채순 감독은 리우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 당시 구본찬을 향해 호통을 치는 듯한 큰 목소리로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태며 한국의 양궁 전종목 석권의 마지막 조각을 맞췄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경기 당시 박 감독이 구본찬에게 호통을 치는 장면은 외국 취재진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 외신 기자는 구본찬에게 "코치의 지시가 인상적이던데 어떤 얘기를 했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구본찬은 강한 정신력을 주문한 박 감독의 지시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깜빡이도 안 켜고 훅 들어오셔서.."라며 특유의 쾌활한 성격으로 재치있게 설명한 셈이다.

구본찬이 깜빡이 발언을 내놓자 당사자인 박채순 남자감독과 문형철 총감독은 호탕하게 웃었다.

자리를 함께한 또 다른 신궁(神弓)들인 김우진, 이승윤, 장혜진, 기보배, 최미선 등도 깔깔거리며 즐거워했다.

구본찬은 이어 "박 감독님이 실제로는 부드러운 분이시다. 힘들게 8강까지 갔는데 제가 실수해서 속으로 자책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자책하지 말라고 얘기해주셨다"며 "그래서 슛오프도 잘 준비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윽박지르셨지만 평소에는 '내가 판을 깔아줄게 놀아봐라'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감독님만 믿고 최선을 다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공을 스승에게 돌렸다.

박채순 남자감독은 "아시다시피 구본찬은 낭만적인 선수다. 경기할 때 집중력이 좀 떨어지면 제가 인상을 쓴 건 있지만 욕은 안했다"며 "좋은 경기를 보여준 본찬이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제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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