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아르헨티나를 격파한 한국 여자배구, 이번에는 '스피드 배구' 브라질이다.
이장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오는 13일(한국시간) 오전 10시 30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난적' 브라질을 상대로 조별예선 A조 4차전을 갖는다.
브라질은 2000년대 초반 들어 축구의 토탈사커에 비견할만한 '스피드 배구'를 도입하면서 세계 배구계의 흐름을 바꿔놓은 배구 강국이다.
'스피드 배구'란 '스파이크 서브'가 도입되면서 기존의 리시브 라인이 속절없이 무너지자 브라질의 베르나르두 레젠데 감독이 창안한 대응법이다.
강력한 서브에 첫 리시브가 불안정하더라도 최소한 어택라인까지만 공을 보내면, 기동력이 강한 세터가 공격진에게 빠르게 토스하고, 세터와 리베로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공격에 나서 수비보다 한 발 빨리 스파이크를 꽂아넣는 전략이다.
이미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우승한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린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회 3연패 달성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랭킹 2위인 브라질은 파괴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며 조별예선에서 단 1세트도 상대에게 내주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압도적인 응원 열기로 가득한 홈 텃세까지 예상돼 부담스러운 상대인 것이 사실이다.
한국으로서는 현재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득점 1위에 오른 김연경과 또다른 주역으로 떠오른 양효진이 맞불을 놓으며 정면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4년 전 런던올림픽 조별예선에서 3:0으로 완파한 경험도 있다.
만약 한국이 브라질에 패하더라도 큰 부담은 없다. 다음날인 14일 열리는 A조 최약체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3승 2패로 자력으로 8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한국은 현재 2승 1패(승점 6)로 브라질(3승), 러시아(3승)에 이어 조 3위에 자리잡고 있다. 각 조의 1위 국가는 상대 조의 4위 팀과 8강전을 치르지만, 2, 3위팀은 추첨으로 상대를 결정하기 때문에 2위 다툼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한국이 브라질과 카메룬을 모두 이기더라도 조 1위로 올라설 수는 없기 때문에 브라질과 혈투를 벌이기보다는 카메룬과의 경기에서 확실한 1승을 챙기는 편이 낫다. 따라서 한국 대표팀으로는 무리한 경기를 펼치기보다는, 2진 선수들을 중용하며 체력 안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