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에서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학내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처장단이 11일 오후 5시쯤 최경희 이대 총장에게 단체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화여대 측은 처장단 전원이 사퇴서를 최 총장에게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사퇴서를 제출한 처장단은 서혁 교무처장, 박선기 기획처장, 정현미 학생처장, 남궁곤 입학처장, 조미숙 총무처장, 이외숙 재무처장, 오억수 연구처장, 박인휘 국제교류처장, 이미정 정보통신처장, 한종임 대외협력처장 등 모두 10명이다.
학생들이 요구한 최경희 총장의 사퇴 시한인 오후 3시를 넘긴 9일 오후 이화여대 교정에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걸려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처장단은 사퇴서를 제출한 뒤 이화여대 학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7월28일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 사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서 제출 이유를 밝혔다.
이화여대 측은 "사퇴서는 총장님이 직접 수령했고, 수용 여부는 아직 결정 전"이라고 밝혔다.
한편, 처장단의 사퇴서가 제출되기 1시간 전인 이날 오후 4시부터는 120명의 이대 교수가 참여해 교수협의회(교협) 차원에서 사태 해결 방안을 논하는 비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학생들이 요구한 최경희 총장의 사퇴 시한인 오후 3시를 넘긴 9일 오후 이화여대 교정에 총장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 자리에서는 최 총장에 대해 "사태를 해결하려는 진정한 노력이 없으면 우리(교협)도 총장 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을 두고 시작됐던 학교와 학생의 갈등이 '총장 사퇴'를 두고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교수와 학교 측도 나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최 총장은 12일 오후 2시쯤, 학생들과 대화하기 위해 지난 5일에 이어 다시 한 번 본관을 찾았다.
그러나 학생들은 "진정한 대화를 원한다"며 기존의 '서면 대화' 형식을 고수했고, 최 총장은 본관에 들어가지 못한 채 정문 앞에 서서 학생들과 1시간 가량 대화한 뒤 돌아갔다.
학생들은 "총장께서 본관 방문을 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학생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본관을 방문했다"며 "총장님과의 최선의 대화 방식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협에서는 총장 사퇴 카드를 꺼내들고 처장단은 단체 사퇴서를 제출한 가운데, 총장과 학생 측은 여전히 대화의 방식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