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눈물이' 여자 양궁 최미선이 12일(한국 시각) 브라질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와 8강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안은 뒤 인터뷰에서 끝내 눈물을 훔치고 있다.(리우=노컷뉴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8강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안은 최미선(광주여대). 12일(한국 시각) 브라질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와 경기에서 0-6(23-25 26-29 27-29)으로 덜미를 잡혔다.
세계 랭킹 1위의 탈락 이변이었다. 세계 18위인 발렌시아는 이날 10점을 4발이나 맞추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최미선은 강한 바람에 흔들렸다. 1세트 첫 발부터 순간 초속 3m가 넘는 바람에 5점을 맞췄다. 발렌시아는 침착하게 9점을 쏘면서 기선을 확실히 제압했다.
1세트를 25-23으로 뺏긴 최미선은 2세트에서도 마지막 발을 8점에 맞추고 말았다. 발렌시아는 2세트 첫 발과 세 번째 발을 10점에 맞춰 기세를 이었다.
마지막 3세트 최미선은 마지막 발에 이날 첫 10점을 쏘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10점 2발을 연속으로 쏜 발렌시아를 넘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선 최미선은 이미 눈물이 얼룩져 있었다. 중계 방송 인터뷰에서 이미 한바탕 쏟은 듯했다.
한국 취재진도 한동안 질문을 하지 못했다. 첫 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말에 최미선은 "바람이 많이 불어 흔들리게 쏴서 5점이 됐다"면서 "신경을 쓰다 보니 집중하지 못했고 상대를 의식했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동안의 훈련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최미선은 "단체전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그래도 준비도 많이 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 버려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바람만 너무 의식하다 보니 내가 원래 하던대로만 쏘면 되는데…"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첫 올림픽에서 그래도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최미선은 이번 대회에 대해 "단체전을 땄지만 아쉬운 기억이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희미하게 웃었다. 최미선은 "한국에 가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놀러다니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잠깐뿐이었다. "누가 제일 생각이 나요?"라는 질문에 최미선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솟구친 눈물을 훔쳤다. 20살 막내 최미선의 겪은 영광과 아쉬움의 첫 올림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