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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말 황국신민화 교육자료 공개…민족정신 말살 획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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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참배 강요, 한국어 사용 학생 이름 적어 고발

일제말 황국신민화 교육자료. (사진=대구시교육청 제공)

 

일제가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황국신민화 교육자료들이 발견됐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육박물관 건립을 위해 수집한 자료 가운데, 일제 말 황국신민화 교육을 입증할 자료 5점을 발견해 11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황국신민의 서사(맹세)'를 비롯해 '우리들의 맹세', '국어(일본어) 환경 조사', '국어(일본어) 상용에 관한 규정', '본교의 수련' 등 일본어로 된 일제 교육 관련 자료 5점이다.

'황국신민의 서사'는 조선총독부 학무국이 교학진작과 국민정신 함양을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1937년에 만들어 외우게 한 것이다.

작은 수첩 크기로 만들어진 이 책자는 학생들이 늘 갖고 다니도록 한 것으로 '대일본 제국의 국민이다', '일왕에게 충의를 다하겠다', '괴로움을 참고 단련해 훌륭하고 강한 국민이 되겠다'는 등의 문구를 담고 있다.

고등여학교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우리들의 맹세'는 건강에 주의할 것,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할 것, 정숙하고 온순할 것 등 아홉 가지 사항을 실천하자는 맹세문이다.

'국어(일본어) 환경 조사'는 일본어를 보다 철저히 보급하기 위한 기초환경 조사에 관한 자료로 방과 후 독서와 서한, 가정에서 쓰는 일본어 상용 상황, 가족의 학력과 일본어 상용 정도, 가족 중 일본어를 이해 못 하는 사람의 숫자와 지도 방법 등에 대한 것으로 일제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국어를 말살하려 획책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 '국어(일본어) 상용에 관한 규정'은 학교와 학급 규정을 통해 일본어 사용을 강제하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다.

모든 교직원과 학생은 교내외에서 일본어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한국어로 말을 거는 경우 대답하지 못하게 하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경우 이름을 쪽지에 적어 투서함에 넣고 성적에 반영하는 등 조직적으로 한글을 말살하고 일본어를 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교의 수련'은 황국의 도를 실천해 진충보국의 정신을 발양할 것을 강조하는 자료로 지도요지, 지도방침에 따른 수련 방침 등으로 이뤄져 있다.

예법훈련으로 야스쿠니 신사제 신단에 배를 실시할 것과 군 봉사에 힘쓸 것 등 황국신민화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대 연구자인 박환 교수(수원대 사학과)는 "1943년 숙명여자고등여학교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국어(일본어) 환경 조사'나 동덕여자고등여학교에서 사용된 '국어(일본어) 상용에 대한 규정'은 일제가 학생과 가족들에게 얼마나 철저히 일본어를 강제하고 민족정신을 말살하고자 했는가를 보여주는 구체적, 실증적 자료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했다.

특히, "그동안 학계에서 이뤄진 일본어 사용과 보급에 관한 연구가 막연한 정책적 지침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반면, 이번 자료는 구체적 학교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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