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린샤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C조 3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권창훈이 선제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신태용호의 '황태자' 권창훈(수원)이 제대로 일을 냈다.
한국은 11일(한국 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C조 3차전에서 멕시코에 1-0으로 승리했다. 예선 3경기에서 승점 7점(2승 1무)을 확보한 한국은 조 1위로 8강행을 확정했다.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권창훈은 강력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기록해 승리에 일조했다. 원조 황태자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시원한 한 방이었다.
권창훈은 신태용 감독이 가장 믿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올림픽 이전까지 신 감독 체제로 치른 경기에 총 14경기에 출전해 무려 7골을 터트렸다.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아닌 2선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파괴력만큼은 대단했다. 신태용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많은 기대 속에 나선 올림픽 무대. 권창훈은 첫 경기부터 날아다녔다. 그는 피지와 치른 1차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한국의 8-0 대승을 이끌었다. 권창훈은 여세를 몰아 독일과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했지만 다소 불안한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의 8강행 운명이 달린 멕시코전. 신태용 감독은 다시 한 번 권창훈을 선발로 기용했다. 단 한 경기로 그의 부진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회를 얻은 권창훈은 신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만 8강에 진출하는 멕시코는 계속해서 한국을 압박했다. 한국은 무승부만 거둬도 되는 상황이라 수비에 치중했다.
점점 거세지는 멕시코의 공격에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한 한국. 이러한 답답한 상황에서 권창훈이 숨통을 열어줬다. 권창훈은 후반 32분 상대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수비수 사이를 절묘하게 파고들어 특유의 왼발 강슛으로 멕시코의 골문을 갈랐다. 골키퍼가 반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게 날아간 슛이었다.
권창훈의 골은 한국의 승리, 조 1위를 가져다준 일거양득의 효과를 냈다. 만약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면 같은 시각 피지를 10-0으로 이긴 독일에 골득실에 밀려 2위로 8강에 올라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만나야 했다.
C조 1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D조 2위 온두라스를 만난다. 온두라스 역시 만만찮은 상대지만 포르투갈에 못하다는 평가다. 이 모든 것이 권창훈의 왼발로 만들어진 결과다.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을 노리는 한국. '황태자' 권창훈 덕분에 가능성도 올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