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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박상영 키워낸 '펜싱 부부' 스승들, 감격의 밤샘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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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1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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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냈다' 10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상영이 시상대에 올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펜싱의 새 역사를 쓴 박상영(21 · 한국체대). 남녀 에페를 통틀어 올림픽 첫 금메달이라는 큰 일을 해냈다.

박상영은 10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인전 결승에서 게자 임레(헝가리)에 15-14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 펜싱 첫 메달이자 무려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이다.

극적인 승부였다. 1피리어드를 6-8로 뒤진 채 시작한 박상영은 2피리어드까지 9-13으로 몰렸다. 3피리어드에서도 열세를 만회하지 못한 박상영은 10-14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기적은 이때부터였다. 박상영은 차분히 1점씩을 따라붙어 13-14,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설마 했던 경기장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고, 박상영은 믿기 어려운 2점을 추가하며 대역전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박상영이 일궈낸 기적에 누구보다 기뻐했을 이들이 있다. 바로 박상영을 펜싱의 길로 입문시켜 길러낸 옛 스승들이다.

바로 정순조 경남체육고 감독 겸 경남연맹 전무이사와 현희 진주체육중학교 코치다. 이들은 국가대표 출신 펜싱 부부다. 특히 현 코치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은 물론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에페를 제패한 스타 플레이어다.

한국 펜싱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왼쪽)과 고교 은사 정순조 경남체고 감독.(사진=정순조 감독)

 

국제전화를 통해 수화기로 들려오는 정 감독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정 감독은 "현 코치와 함께 경기를 보고 응원하느라 밤을 샜다"면서도 기쁨이 넘친 목소리였다.

현 코치도 "우리 상영이가 정말 자랑스럽고 너무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 코치는 "아픈 데는 없는지 컨디션은 어떤지 궁금하다"며 세심한 스승의 마음도 전했다. 박상영은 지난해 왼쪽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올해 초에야 복귀했다.

박상영은 중학교 2학년 당시 체육교사를 겸임하던 현 코치의 권유로 검사의 길에 들어섰다. 금메달 확정 뒤 박상영은 "운동을 좋아했는데 잘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별로 없었다"면서 "그런데 펜싱을 하면서 칭찬도 들어서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 코치는 "상영이는 그저 칼에 호기심을 갖고 친구랑 같이 펜싱을 시작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펜싱에 파고들며 연습벌레처럼 한 결과가 지금의 금메달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펜싱대표 박상영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에서 헝가리의 임래 게자와 경기에 승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고교 3년 동안 박상영을 지도한 정 감독도 마찬가지다. 정 감독은 "정말 쉬라고 말릴 정도로 상영이는 지독하게 훈련을 했다"면서 "내가 알기로는 고교 시절 동안 여자친구 한번 사귄 적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발도 빠르고 재능도 있어 발전 속도가 달랐다"고 강조했다.

언젠가 한번 일을 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정 감독은 "펜싱 시작한 지 3, 4년 만에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면서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교 3학년 때 선발전에서 1등을 해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돼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도 땄다"고 덧붙였다.

이러다 보니 더 큰 일을 해낼 줄 알았다는 것이다. 정 감독은 "사실 리우로 가기 전 상영이가 '올림픽에 가서 꼭 메달을 따내고 오겠다'고 해서 내심 기대를 했다"면서 "그러나 그게 금메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흐뭇해 했다. 21살의 대표팀 막내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큰 일을 해낸 데는 옛 스승들의 애정어린 뒷받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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