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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격서로 본질 흐리는 靑, 野 방중 빌미로 '사드' 국면전환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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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전면적 '대야 공세'…과거에도 번번이 본질 물타기

8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사진=청와대 제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정국 돌입 이래 수세를 면치 못하던 청와대와 여당이 8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모처럼 국면 전환의 기회를 얻은 양상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이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면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의견 교환을 한다면서 중국을 방문한다고 한다"면서 야당 방중 의원단을 직접 겨냥했다.

이 과정에서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사드 배치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는 이런 북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황당한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기도 한다"며 야당에 대한 색깔론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국내 정치적으로 정부에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 분열을 가중시키지 않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국민을 대신해서 권한을 위임받은 정치의 기본적인 책무"라며 "정치권에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일에는 함께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날 김성우 홍보수석의 입을 통해 "방중하는 의원들의 활동이 결과적으로는 중국 측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공세를 편 데 이은 이틀째 대야 압박이다.

새누리당도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췄다. 비상대책위 회의에서는 "외교와 국방은 정부의 영역이다. 방중 의원들의 활동은 앞으로 국민과 역사가 엄중하게 평가할 것"(정진석 원내대표), "중국 의도대로 악용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굳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김영우 의원)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국회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별도 성명을 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에 휘둘려 중국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21세기 신사대주의의 발로가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조선시대 청나라 사절단 마냥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는 언행은 절대 없기 기대한다"고 비꼬았다.

새누리당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포럼' 소속 의원들도 "방중 의원들은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누구를 대표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돌아오길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군민들의 반발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여권이 '사대주의 굴욕 외교' 논란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 나선 상황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야당의 방중 의원들이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여권은 이번과 마찬가지로 대야관계를 활용해 수세적 상황을 반전시켜왔다. 2012년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은 '국정원 여직원 감금' 논란으로 맞불을 놨고, 이듬해 국정원에 의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무단공개 논란은 '사초 실종' 논란을 내세워 희석시켰다.

2014년 '정윤회 문건'으로 불거진 문고리 권력 국정농단 의혹은 '청와대 문건 불법유출' 논란으로, 지난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성완종 전 의원에 대한 '참여정부의 특별사면 특혜' 논란으로 각각 논점이 흐트러진 바 있다.

하지만 철저히 국내 문제였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중국·러시아 등이 얽힌 국제 문제라는 점이 간단치 않다. 당장 청와대가 야당 의원들의 방중을 저지하는 모양새를 취한 점은 중국에 '대화 단절' 신호로 곡해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중단 일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출국 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외교채널이 전혀 가동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 물꼬를 터주는 외교가 필요하다"며 "청와대의 뜻에 따라서 출국을 안 했을 경우에 외교적인 파장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전력에 비춰볼 때 야당에 '초당적 안보협력'을 강요만 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2006년 한미 양국이 '전시작전권 이양'에 합의했을 때,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단은 워싱턴으로 날아가 정부 결정에 반해 '전작권 이양 반대' 활동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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