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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주전 자리 어둡던 류승우, 피지전에서 희망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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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피지의 경기에서 류승우가 사인을 보내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류승우(레버쿠젠)가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제대로 일을 냈다.

2016 리우올림픽 첫 경기인 피지전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3골 1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8-0 대승을 견인한 것이다.

그동안 류승우는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손흥민(토트넘)과 석현준(FC포르투), 신태용호의 황태자 권창훈(수원 삼성)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류승우는 대표팀 내 주전 경쟁도 뚫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바로 같은 포지션에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류승우는 3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오는 8일 독일전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류승우는 왼쪽 측면 공격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친다. 손흥민의 포지션이 오른쪽으로 바뀌면 독일전에 선발 투입될 수 있다.

아니면 경기도중 손흥민과 교체돼 투입될 수 도 있다. 류승우는 과거 "(손)흥민이 형과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에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힌바 있다.

류승우의 축구 인생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류승우는 2013년 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해 쿠바와 포르투갈을 상대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류승우는 그해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뒤, 임대 형식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과 계약했다.

그러나 독일에서의 생활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류승우는 결국 임대 생활을 전전했다. 최근 레버쿠젠으로 복귀했지만 그의 자리는 보장되지 않았다.

팀에서 즉시 전력 선수가 아닌 류승우는 올림픽 출전을 쉽게 허락받았다. 아울러 팀의 프리시즌 훈련에 합류하지 않고 올림픽 준비에 열중할 수 있었다.

그는 각 소속팀에서 리그 경기를 펼치는 올림픽 대표팀 동료들과는 달리, 홀로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힘들고 외로운 시간이었지만 묵묵히 올림픽을 준비한 류승우에게 신태용 감독은 큰 신뢰를 보냈다.

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살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피지와의 경기에서 류승우가 피지 선수를 제치고 첫 골을 성공시키며 환호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류승우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대량 득점의 신호탄인 선제골을 시작으로 총 3골을 몰아치는 절정의 골감각을 유감없이 뽐냈다.

또 상대 문전에서 가벼운 몸놀림으로 상대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도 2번이나 유도했다.

이날 피지전에서 류승우는 그라운드를 지배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권창훈과 석현준이 멀티골을 기록하며 활약했지만 류승우의 존재감은 그 이상으로 빛났다.

류승우의 활약 덕분에 신태용 감독 역시 편안한 마음으로 독일전을 준비하게 됐다.

신 감독은 경기 이후 "피지와 경기 후반에 대량득점이 터지면서 독일전 구상이 편안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피지전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류승우는 오히려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해트트릭을 한 것보다 첫 단추를 잘 끼워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남은 2·3차전도 분위기 잘 살려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승우가 남은 경기에서도 득점행진을 이어가며 신태용호의 '新황태자'로 등극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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