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교회 사태에 노회가 나섰다. 하지만 공정해야 할 노회가 일방적으로 목회자 입장만 두둔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한성노회는 최근 임시노회를 열고, 몇 가지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목양교회 사태를 재판할 재판국을 구성하는 한편, 이광복 목사를 위한 탄원서를 작성해 사법당국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 목양교회 장로 16명에 대한 시무투표도 조속한 시간 안에 실시하기로 했다.
겉으로 보면 목양교회 분쟁에 대해 노회가 발 빠르게 나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아니다. 한성노회는 재판국을 구성할 수 있다. 재판을 진행해서 잘못한 쪽이 누구인지 밝혀내면 된다.
하지만 한성노회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미 재판의 결론을 정해놓고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성노회 한 관계자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교회 내에서 해결하지 않고, 세상 법정으로 간 것은 문제"라며 "문제를 제기한 장로들을 징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단 한성노회는 문제를 제기한 장로들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재판을 진행하지도 않았다는데, 이미 결론을 내렸다. 이어질 재판의 결과는 장로들을 징계하는 일이다.
한성노회가 개입은 했지만, 오히려 사태만 악화시킬 수 있다. 문제를 제기한 장로들은 이미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그리고 조사는 진행중이다. 최근 장로들이 고소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석해 진술했다.
법원에서 결정이 난 다음 징계를 해도 늦지 않다는 게 장로들의 주장이다. 특히 9명의 장로들은 지금까지 노회에서 단 한 번도 장로들에게 소환장을 보내거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한성노회의 행동이 '노회는 목회자 편'이라는 항간의 속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이광복 목사에게 유리한 쪽의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는 것도 장로들은 이해할 수 없다. 소속 교회가 분쟁이 생기면 노회가 시시비비를 가려 벌을 주면 되는데,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목회자 편만 들고 있다는 얘기다.
한성노회 관계자들은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아무런 얘기를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광복 목사와 오래 알고 지냈다는 또 다른 노회 관계자는 "장로들의 주장은 말이 안 되는 사안"이라며 "노회 재판을 통해 징계를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