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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육 1세대 故 김재은 교수의 ‘숙제 없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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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8일 감신대 웨슬리채플에서 열린 김재은 교수 추모예배. 제자들이 영정 앞에 헌화하며 애도하고 있다.

 


국내 기독교교육학을 개척한 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김재은 감신대 은퇴교수(76세)가 일주일 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故 김재은 교수는 암 투병중에 완성한 수필집 ‘숙제 없는 인생’처럼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김 교수는 수필집에서 “내 삶의 여정에서 만나 나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었던 분들에게 행복했노라고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빈소도 마련되지 않았고, 일체의 조의금과 화환도 받지 않았다. 시신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의학연구용으로 기증됐다. 남은 재산 역시 남편 사후 장학금으로 사용해달라는 유언도 남겼다.

지난 달 28일 김 교수의 제자들은 강단에서의 가르침과 삶이 일치했던 스승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장례예배를 마련했다. 기독교교육학과 제자들이 주관한 ‘고 김재은 교수 하나님나라 환송예배’에는 김 교수의 남편 이상윤 목사를 비롯해 동료 교수, 동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송순재 교수는 ‘이제 자유로운 날개 짓으로’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선생님은 학문과 교회 공동체, 가사일, 노동을 통해서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만들었지만, 자유롭게 죽음을 맞이하셨다”며, “우리의 진정한 신앙 선배님들과 수도자들이 걸은 정화의 과정을 따라 걸으셨으며 그렇게 자유롭게 되셨다”고 말했다.

유족에 따르면 김 교수는 골반에서 시작된 암세포가 폐로 전이되는 등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면서도 죽음을 당당히 맞이하고자 항암 치료행위를 거부하고 호스피스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했다.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는 “선생님과 이별하는 자리에 서고 보니 10여 년 전 학교 은퇴를 할 무렵 두 가지 말씀을 하셨던 것이 기억난다”며, “선생님은 은퇴하면 후학들을 위해 감신에 발걸음을 하지 않겠다. 살다가 암과 같은 불치의 병이 발생하면 수술하지 않고 그와 친하게 지내다가 하늘 길을 가겠다고 했는데 돌이켜보니 약속을 철저히 지키셨다”고 회고했다.

조현수 목사(85학번, 양정여중)는 “선생님이야 말로 인생의 행과 불행을 잘 견디어 낸 가장 훌륭하게 교육받은 사람이자, 가장 훌륭한 교사였다”고 회고했다.

김재은 교수 추모예배는 헌화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영정 속 밝은 미소로 제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마친 김재은 교수. 김재은 교수는 제자들의 가슴 속에 말씀대로 삶을 살아낸 영원한 스승으로 남았다.

故 김재은 교수는 1940년 10월 13일 생으로 온양여고와 감신대, 연세대 연합신대원을 졸업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교수는 1981년 감신대 기독교교육학과 창설을 주도했으며 1982년부터 2006년까지 감신대 교수로 재직했다. 김 교수는 평생교육대학원장과 신학대학원장, 대학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2006년 2월 정년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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