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잭더리퍼’는 살인마 잭을 좇는 스릴러물이다. 미스터리한 스토리와 기괴한 음향, 그리고 스산한 런던 뒷골목을 그대로 구현해낸 무대가 압권이다.
1888년 런던의 화이트채플에서 다섯 명의 매춘부가 살해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배우 이창희. (제공 사진)
무차별한 살인마, 살인사건을 해결하려는 마약 중독 형사, 연인을 살리고자 살인에 연루되는 외과의사, 특종을 좇는 신문기자 등 4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얽히고설켜 있지만, 짜임새가 치밀해 설득력을 놓치지 않는다.
특히 시작과 끝을 이어주는 수미상관 구조는 이야기 구성에 공을 들인 흔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야기를 따라 살인마 잭을 쫓다 보면 반전이 있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겠지만, 추리력이 좋은 관객은 미리 예측할 법한 정도이다.
혹여나 범인을 미리 알아채 김이 빠진다 해도,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가는 결말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배우 카이 (제공 사진)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음향을 잘 활용했다. 살인마 잭이 등장할 때마다 나오는 휘파람과 웃음소리는 공포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넘버 역시 등장인물 개개인의 욕망에 부합되는 분위기를 잘 유지했다. 특히 록커 스타일의 살인마 잭은 매력적이다.
배우 박성환. (제공 사지)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음향이다. 화약총 소리는 장난감 티가 많이 나 오히려 몰입을 깬다.
회전식 무대장치는 놀랍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 무대를 100% 활용하면서, 이야기의 빠른 전개를 돕는다.
지하실, 런던 뒷골목, 살인 현장 등 배경이 언제 달라졌지 싶을 정도이다. 회전식 무대와 함께 배우들의 자연스런 동선 덕택이다.
(제공 사진)
장르가 스릴러물인 만큼 여름에 적합하다. 무더위, 열대야에 지친 관객에세 시원한 공연장을, 더불어 오싹한 스리러물을 추천한다.
뮤지컬 ‘잭더리퍼’는 류정한, 엄기준, 카이(외과의사 다니엘 역), 김준현, 박성환, 조성윤(형사 앤더슨 역), 이창희, 테이(살인마 잭 역), 정의욱, 김대종(기자 먼로 역) 등이 출연한다.
10월 9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오는 9일 3차 마지막 티켓오픈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