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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백사장에 라면국물도 쓱…꼴불견 얌체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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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희욱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청소반장)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고 산으로 들로 떠나는 분들 많으시죠? 혹시 비닐봉투들 챙겨 가십니까? 뉴스쇼 청취자라면 그러리라 믿습니다만, 사실 휴가철에 해변이며 산은 늘 쓰레기로 몸살을 앓죠. 지난 주말 해운대는요 개장 이후 최대 인파인 130만 명이 몰렸는데 쓰레기가 어마어마하게 나왔답니다. 상황이 어떤 건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 해운대 연결합니다. 해운대에 청소 반장님이세요. 환경미화원 이희욱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 반장님, 안녕하세요?

◆ 이희욱>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도 해운대에 계시는 거죠?

◆ 이희욱> 네.

◇ 김현정> 지금 해운대 앞바다 모습은 어떻습니까?

◆ 이희욱> 네, 파라솔이 넘쳐나요. 사람이 많이 왔어요.

◇ 김현정> 파도 소리가 어떤데요?

◆ 이희욱> 아, 파도 소리가 아니고, (웃음) 파라솔, 경상도 말이라 그렇죠.

◇ 김현정> 아, 파라솔이 넘쳐나고 (웃음) 사람들이 이른 시각부터 바글바글해요, 바다에?

◆ 이희욱> 지금은 오전인데, 이제 오후가 되면 더 많이 오죠.

◇ 김현정> 파도도 시원하게 칩니까?

◆ 이희욱> 네, 파도도 시원하게 치고 갈매기도 날고 그러죠. (웃음)

◇ 김현정> 아, 달려가고 싶은데요. 그런데 그 아름다운 해운대가 지금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다니. 대체 하루에 얼마나 나오는 건가요?

◆ 이희욱> 오늘은 한 8톤.

◇ 김현정> 하루에 8톤?

◆ 이희욱> 네.

◇ 김현정> 어휴, 그럼 주말에는 얼마나 더 나와요? 한 10톤 나옵니까, 그럼?

◆ 이희욱> 그 정도 나온다고 봐야죠.

◇ 김현정> 하루에 8톤, 아니, 그렇게 들어서는 우리 청취자들이 가늠이 잘 안 되실 거예요. 여름 휴가철 아니고, 평소에는 어느 정도나 나오는 거죠?

◆ 이희욱> 평소에는 해운대에 쓰레기가 없죠. 휴가철이니까, 외부 손님들이 많이 오시고 이러니까 많이 나오죠.

◇ 김현정> 평소의 한 10배쯤 됩니까?

◆ 이희욱> 아유, 10배도 넘는다고 봐야죠, 그러니까.

◇ 김현정> 10배도 훨씬 넘게?

◆ 이희욱>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매일매일 그냥 나오는 대로 치우셔야 되잖아요? 몇 분이 담당하세요? 그 일을.

◆ 이희욱> 3교대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새벽, 주간, 야간 이렇게. 한 30명씩이다, 이렇게 보면 됩니다.

해운대 백사장 청소 모습.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30명씩 계속 24시간? 그러면 이 반장님도 새벽에 나오셔서 감독 하시는 거예요?

◆ 이희욱> 새벽부터 저녁까지 다 감독을 하는데요. 조금씩 휴식을 하면서 감독하죠. (웃음)

◇ 김현정> 아유, 고생하시네요. 사실은 이제 해변이나 계곡이나 산으로 놀러가실 때는 다 큰 봉투, 자기 거를 가져가서 나오는 쓰레기는 거기 담아와야지 이게 매너 아닙니까?

◆ 이희욱> 그게 원칙 맞죠. 그렇게 안 되고 있죠.

◇ 김현정> 제일 많이 나오는 쓰레기는 뭔가요? 해운대에는?

◆ 이희욱> 아무래도 음료수 병, 술 병.

◇ 김현정> 술병, 치킨 봉지 이런 것도 막 나오고요?

◆ 이희욱> 네, 많이 나오죠.

◇ 김현정> 많이 나오고. 그중에서도 제일 얌체족, 버리고 간 물건들보면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이런 거는 뭐가 있습니까?

◆ 이희욱> 몰래 라면 가끔 먹고 국물 버리는 사람이요. 그거 참 보기 싫죠.

◇ 김현정> 아이고, 국물을 어떻게 놓고 가요?

◆ 이희욱> 먹다 남은 라면 국물을 백사장에 부어버린다든지 이런 분들이 있어요.

◇ 김현정> 그런건 도대체 어떻게 청소해야 됩니까?

◆ 이희욱> 그런 건 긁어내는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긁어내야 되고. 정말 양심 없네요. 취객들이 아무 데나 막 버리고 가는 것도 이거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구토 해 놓고 이런 건 없어요?

◆ 이희욱> 네. 간혹 있습니다만, 그런 걸 갖고 저희 미화원들이 짜증을 내고 그러지는 않는데요. 조금 몰상식한 사람들이 고생하는 사람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한 번씩 있으면 짜증도 나죠.

◇ 김현정> 아니, 환경미화원분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 이희욱> 네, 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 김현정> 뭐라고 이래라 저래라를 합니까?

◆ 이희욱> 이거 치워라, 저거 치워라 하죠. 자기들 쓰레기들을.

◇ 김현정> 아이고, 참 애환도 많으시겠습니다.

◆ 이희욱> 그러려니 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겠죠. (웃음)

◇ 김현정> 그러게 말입니다. 이희욱 반장님은 이 일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이희욱> 한 20년 됐습니다.

◇ 김현정> 한 20년, 푹푹찌는 뙤약볕 아래에서 남들은 놀러와 가지고 신나게 먹고 마시고 버리고 막 이러고 가는데, 청소하시려다 보면 좀 조금은 짜증 날때도 있으시죠?

◆ 이희욱> 해야 될 일을 하는 것뿐이죠.

◇ 김현정> 그래도 나도 저렇게 바다에 좀 풍덩 뛰어들어서 놀고 싶다. 이런 생각은 안 드세요? 이렇게 더운 날은?

◆ 이희욱> 왜요, 사람인데 그런 마음이 없겠습니까? 다 있죠. (웃음)

◇ 김현정>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 이희욱> 자기가 맡은 직분을 다 한다는 그 생각뿐입니다.

◇ 김현정> 모래알 한알까지 청소한다는 기분으로?

◆ 이희욱> 그렇죠.

◇ 김현정> 아까 얌체족 얘기해 주셨는데 반대로 그러면 20년 동안 일하면서 보람이 느껴졌던 순간이라면?

◆ 이희욱> 일할 때 참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 물 한 잔 주는 그 마음이 그럴 때가 제일 기분이 보람이 있어요.

◇ 김현정> 또? 저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사실은 이제 집안 청소 주부들이 하다 보면 설거지 이렇게 쌓여있던 거 다 하고 나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어요, 보람되고. 별거 아닌 것 같아도.

◆ 이희욱> 저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소를 마치고 나면 참 기분이 좋아요. 이렇게 해운대가 깨끗해졌구나. 지저분한 그 백사장을 보다가 내가 청소를 마치고 봤을 때 그 기분이 제일 낫죠.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휴가는 안 가십니까? 우리 환경미화원분들은?

◆ 이희욱> 피서철에는 사실은 휴가를 가지 못합니다. 청소를 한다는 그 사명감 때문에 다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겠네요. 그러고 보니까. 남들 휴가갈 때가 제일 바쁜, 제일 성수기니까 그때는 일하시고 남들이 일터로 갈 때 그때 이제 휴가 가셔야 되겠네요?

◆ 이희욱> 그렇죠. (웃음)

◇ 김현정> 이거 또 말 못할 애환이네요. 해운대 환경미화원. 해운대에 미화를 담당하고 계신 지금 청소반장님 만나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이왕 나오신 김에 바다로 놀러 가시는 분들, 해운대 뿐만 아니라 경포대며, 낙산사며 바다로 놀러 가시는 분들께 제발 이것만은 지켜달라, 한 말씀하시죠.

◆ 이희욱> 자기가 배출한 쓰레기는 자기가 가져가야 됩니다, 집으로. 집으로 못 가지고 가더라도 쓰레기통에다가 넣어주셔야죠. 최소한. 그냥 몰염치하게 버리고 가시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을 하고요. 환경은 꼭 생각하시면서 놀다 가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 김현정> 최소한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야 되는데, 쓰레기통이 다 차있다고 해서 옆에 또 버리면 안되죠?

◆ 이희욱> 당연하죠.

◇ 김현정> 그렇죠. 거기서부터 지저분해지기 시작하는 거죠?

◆ 이희욱> 그렇죠. 쓰레기가 있으면 또 쓰레기가 쌓이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요. 쓰레기통이 찼을 때는 그거 싸가지고 가는길에 빈 쓰레기통, 가는 길에 버리고 가는 그 정성이라도 최소한 보여달란 이 말씀이세요?

◆ 이희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외국인 관광객들도 요새는 많아져가지고 더 통제하시기가 힘드시다고 얘기 들었어요?

◆ 이희욱> 의식주를 아예 해운대 해변에서 하는 것 같아요. 먹고 자고 하는 걸 다 여기서 다 하는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숙소를 따로 잡지 않고 어디 식당가서 먹지 않고 의식주를 그냥 해변에서 이렇게 2박 3일 하는 경우?

◆ 이희욱> 다는 그렇지 않은데,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서 생활쓰레기가 많이 나오죠.

◇ 김현정> 그런 분들께도 도 문화교육이 좀 필요하겠네요. 알겠습니다. 이래 저래 고생 많으세요, 더운데. 힘내시고요. 다른 해운대 환경미화원분들께도 응원의 말씀 전해 주십시오.

◆ 이희욱>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해운대의 청소반장님이세요. 환경미화원 이희욱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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