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TV (CBS주말교계뉴스, 7월 29일(금) 밤 9시50분)
■ 진행 : 조혜진 앵커
■ 대담 : 이재영 대표 (오두막공동체)
◇ 조혜진 > 출소자와 지적장애인과 그 부모들, 그리고 갖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오두막공동체라는 곳이 있습니다. 34년 전, 출소자를 돕는 사역으로 시작해 공동체를 이끌어온 이재영 장로를 만나봅니다. 장로님, 어서 오십시오.
◆ 이재영 > 네, 안녕하십니까?
◇ 조혜진 > 지금 경남 합천의 한 산골에 오두막공동체가 자리를 잡은 지 10년이 됐지요. 어떤 분들이 지금 오두막공동체에 살고 있으시죠?
◆ 이재영 > 대략 출소자가 한 30%, 지적 장애인들이 한 30%, 그들을 데리고 있는 부모를 비롯한 정상인들이 한 30%, 저희 아들네와 가족, 이렇게 해서 100%를 이루고 있습니다.
◇ 조혜진 > 네. 오순도순 생활하고 계시네요. 공동체라고 그러면 나름의 규율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일들이 있나요?
◆ 이재영 > 우리가 예수 믿는 신앙 공동체니까, 다른 어떤 규칙보다도 복음적 규칙만 우리가 질서로 삼자.
◇ 조혜진 > 사랑?
◆ 이재영 > 사랑이랄까. 여러 가지 세부적인 예수님 말씀들이 있지 않습니까. 또 세상적인 규칙들은 가급적 최소화 하자는 생각에서 우리 식구들보고 그냥 싸우지만 말고 잘 살자고. 그 규칙 하나만 하고, 또 시행세칙이 두 개가 있는데 예배에 다 참석해야 되는 것하고 그 다음에 식사에 항상 같이 참석하는 것. 이 두 가지가 규칙이라면 규칙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 열심히 일하거나 너무 빨리 일하게 하지 말자. 될 수 있으면, 제일 늦게 가는 사람하고 같이 갈 수 있는 그런 속도를 좀 유지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하나도 열외가 되거나 소외 되는 사람 없이 함께 가는 그런 세상을 좀 열어보자. 그런 뜻이 있습니다.
◇ 조혜진 > 별 특별한 규칙도 없고, 바삐 가지도 않고 가장 느리게 가는 사람한테 맞춰서 가자. 정말 천국과 같은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그런데 거기 계시는 분들이 알코올 중독자 분들, 지적 장애인 분들, 이러다 보니까 경제 활동을 하는 분은 거의 안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도 공동 식사를 할 때는 매 끼니 풍성하게 식사를 하시는데, 이런 비용들은 어떻게 충당을 하시나요?
◆ 이재영 > 일단은 비용이 생각보다 적게 든다는 것이고요. 도시 생활의 10분의 1에서 20분의 1정도 적게 들고, 우리 스스로가 닭을 키운다든지 텃밭을 가꾼다든지 해서 조금씩 조달하는 편이고, 그 다음에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수시로 이렇게 보급을 해주십니다. 오시는 분들 통해서 조금씩 조달 받기도 하고, 또 먼 데서 갑자기 생각났다고 부쳐주시는 분들도 있고, 그래서 사실상 하나님께서 매끼를 공급하신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우리 식구들 모두 그런 걸 실감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 조혜진 > 그리고 처음에는 주변 마을주민들이 공동체를 좀 꺼려했었는데, 출소자도 있고 하다고 하니까. 그런데 지금은 (마을)공동체에서 오히려 더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 이재영 > 결정적인 것은 이제 양파나 마늘 같은 것을 수확하는 시절, 그 때는 또 모내기가 겹쳐 있는 시절입니다. 농민들이 눈코 뜰 새 없죠. 그런데 갑자기 비가 온다던지 하면 더 힘들어 집니다. 그래서 어느 날 양파하고 마늘을 잔뜩 수확해 놨는데, 비가 오려고 막 그러는 거죠. 엄청 급해가지고 농민들이 우왕좌왕 하고 있을 때, 우리 식구들이 스무 명이 가서 순식간에 그걸 처리해 주고 딱 끝났을 때, 딱 끝나자마자 비가 오니까 이분들이 정말 기적적인 도움을 받은 거죠.
이제 그 뒤로는 이 분들이 생각이 좀 달라지기 시작했고, 또 그 때부터 전도가 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마을에 우리 공동체 교회에서 세례 받은 분이 한 열 분되고, 주일마다 이렇게 공동체에 와서 예배를 잘 드리고 있습니다.
◇ 조혜진 > 지금은 이렇게 경남 합천의 한 산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셨는데, 사역 초기에는 많이 힘드셨다면서요? 막 쫓겨다니시고.
◆ 이재영 > 네. 처음에는 이제 출소자 1세대 공동체를 하다보니까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우리 정체를 알고는 계속 나가라고 그래서 쫓겨나기도 하고, 나중에는 옮겨갈 장소에서 어떻게 미리 정보를 알고 바리케이트치고 못 들어오게 하고 이런 사건들이 있었고요. 또 우리 식구들이 그러니까 그만큼 동네에서 표가 날만큼 말썽을 많이 부렸다는 얘기거든요. 서로 서열 다툼을 한다든지, 또는 감정 때문에 주로 폭력을 많이 행하고 해서 119와 엠블런스는 거의 단골일 정도로 그렇게 우리가 힘든 시간들을 쭉 보냈습니다.
◇ 조혜진 > 마지막으로, 오두막공동체의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시고요. 또, 책을 내셨어요. 오두막 공동체 이야기를. 이 책을 어떤 분들이 읽으셨으면 좋겠다는 추천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재영 > 모든 교회 공동체의 동일하고, 중요하고 가장 큰 사명은 선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식구들은 자기 앞가림도하기 힘들어서 그동안에 많이 힘들었지만, 그 동안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그런 선교적 사명을 펼쳐보려고 합니다. 거기서 이제 우리 공동체의 비전이라고 할 수 있고요.
또, 이번에 우리 책이 나왔는데, 보통 간증집은 많이 나와 있지만 그런 간증집으로 나오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열심 있는 사역자들이 빠지는 함정들이 있어요. 그런 참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그런 분들에게 힘이 되고, 좀 참고가 됐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어서 책을 내게 됐습니다.
◇ 조혜진 > 네, 정말 공동체 식구들 모두 행복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고요. 장로님의 삶을 보고, 또 책을 보고 ‘장로님 같은 삶을 살아야겠다.’ 이런 기독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그런 바람도 가져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