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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 단행…전운 도는 갑을오토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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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는 노조파괴" vs "이대로라면 2~3년 이내에 회사 문 닫아야"

26일 오전 갑을오토텍 노조원들이 생산 설비 입구를 막고 있는 모습 (사진=김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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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특전사 출신 신입사원을 채용해 복수노조 설립에 활용하는 이른바 '노조파괴 용병'으로 물의를 빚은 뒤 직장폐쇄를 단행한 자동차 부품업체 ㈜갑을오토텍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직장폐쇄…사업장 전운 감돌아

노조의 쟁의행위에 맞서 26일 오전 7시 40분부터 직장폐쇄에 돌입한 충남 아산의 갑을오토텍 사업장 전 시설에는 그야말로 전운이 감돌았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200여 명의 사무직 직원들은 여느 때와 같이 출근하는 모습이었지만, 투쟁이라고 쓰인 빨간 머리띠를 두른 400여 명 조합원의 표정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사 측은 쟁의 행위로 생산 설비가 중단된 만큼 사무직 직원을 대체 투입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불법적인 대체 인력 투입에 대비해 생산 설비 출입구 등에 조합원을 배치한 상황이다.

박종국 금속노조 갑을오토텍부지회장은 "사 측은 쟁의 행위 종료 때까지 직장폐쇄를 한다는데 노조는 언제든지 쟁의 행위를 끝낼 준비가 돼 있다"라며 "노사가 성실한 교섭을 통해 서로의 안을 도출하면 언제든지 정상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생산 현장을 떠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부지회장은 "용역을 투입해 불법을 자행하고 폭력을 유발하려는 자체를 노동관서나 경찰서에서 사전에 막아주기를 희망한다"며 "용역만 안 들어오면 이곳에 폭력 사태가 벌어질 일은 없다. 우리는 평화적인 해결을 원하고 있고, 오히려 용역이 들어와서 우리를 때리면 맞을 생각마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사 측이 노조 폐쇄를 목적으로 직장폐쇄를 한 것도 모자라 용역까지 모집해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회사는 불법 대체생산과 불법 대체인력 투입을 멈추고 노조를 파괴하려는 목적의 용역 채용을 완전히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2015년, 2016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교섭은 회사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전제된다면, 회사의 사정을 고려해 열어 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3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도 생산 설비 출입구를 막고 앉아있는 조합원들은 연신 손을 부쳐대거나 물을 마시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체 인력 투입에 대비하고 있었다.

한 노조원은 "우리는 임금 때문에 싸우는 게 아닌데 외부에서는 파업만 한다면 속사정도 모르고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갑을오토텍 중앙 현관에 붙어있는 사진 (사진=김미성 기자)

 

◇ 갑을오토텍 사 측 "29일 용역 투입하겠다"

사 측은 이미 용역 투입에 대한 계획을 마친 상태였다.

정민수 인사노무부문장은 "400여 명의 노조원을 200여 명의 사무직 직원만으로 상대하긴 무리"라며 "용역을 투입하려면 48시간 전에 담당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하는 만큼 내일(27일) 오전 8시쯤 담당 경찰서에 신고하고 29일 오전 8시에 용역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장폐쇄를 단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무직 직원들의 희생으로 심야에 생산 설비를 돌려 회사를 지탱해왔는데 노조의 장기간 쟁의행위로 더는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해 부득이하게 쟁의행위 종료 시까지 직장폐쇄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 측은 노조를 파괴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정 부문장은 "회사의 슬로건처럼 법과 원칙과 기본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며 "고통스럽더라도 이번 계기를 마련해 타협하지 못하면 2~3년 이내에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갑을오토텍노조가족대책위가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사진=김미성 기자)

 

◇ 갑을오토텍 가족대책위 "남편·아빠와 함께하겠다"

노조 사무실 옆의 공간에서는 여성과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노조원들의 가족들이 지난 6월 남편이자 아빠와 함께하겠다며 만든 가족대책위가 노동가를 연습하는 모습이었다.

긴장감이 맴도는 분위기 속에서도 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연습했다.

가족대책위 김미순 위원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지만, 남편과 아빠들과 함께하면서 힘을 보태고 싶어 나왔다"며 "지난해 다 끝난 줄만 알았던 사태가 또다시 반복될 줄 누가 알았겠냐. 노조원들이 다치지 않고 하루빨리 일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성토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건 잘못된 것을 되돌리고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것"이라며 "아이들 아빠한테 된장찌개 끓여주면서 같이 밥 먹고 텔레비전을 보고 싶다.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씨의 남편은 지난 8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3주째 집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250여 명의 가족대책위는 26일 오후 7시쯤 아산경찰서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갑을오토텍은 지난 2014년 12월 신입사원 60여 명 중 절반 이상을 경찰과 특전사 출신으로 뽑았고, 입사 3개월 전 노조파괴 교육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들은 금속노조 지회 쟁의현장에 난입해 지회원들을 폭행하고 선전물을 훼손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5일 전 대표이사가 1심 법원에서 징역 10개월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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