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신의 미소' GS칼텍스 배구단 선수 황민경이 서울 화곡동 자신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열린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 중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저보다 예쁜 선수요? 음… 너무 많아요."
'배구 여신'을 꼽는 질문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있다. 바로 자타공인 미녀 황민경(26·GS칼텍스)이다. 맑고 깨끗한 피부, 매력적인 '연쇄 살인 미소', 갸름한 얼굴형을 갖춘 황민경은 배구 여신들 중에서도 수준급 미모를 가진 선수로 불린다.
황민경 역시 이런 평가에 싫지 않은 눈치다. 하지만 이를 의식해서 화장에 더 공을 들이거나 치장엔 몰두하지 않는다. 앞머리를 내리는 게 고작이다.
비시즌 기간에 구단으로부터 달콤한 휴가를 받은 황민경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부모님의 가게에서 일손을 거들고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황민경은 또래 여성들과 다를 바 없었다. 유니폼이 아닌 짧은 청바지에 흰 티셔츠로 코디한 그의 모습은 본업이 운동선수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청순미를 뽐냈다. 특히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은 코트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묘한 대비를 이뤘다.
지금까지 코트와 카페 등 다양한 장소에서 수많은 인터뷰를 했었지만 부모님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첫 인터뷰였다. 주메뉴가 감자탕인 덕분에 구수한 내음까지 곁들여져 더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간판에 황민경의 이름을 내걸지 않았지만 가게 내부에 걸린 수많은 사진은 황민경과 연관이 있음을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한 번 맛보세요~!' GS칼텍스 배구단 선수 황민경이 서울 화곡동 자신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황민경은 휴가 기간 가족들과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황민경은 "3박4일간 홍콩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다. 가족끼리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다.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신다"며 다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가족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본격적인 투자를 할 생각을 내비쳤다.
황민경은 휴가를 마치면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9월에 열리는 한국배구연맹(KOVO)컵이 첫 실전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 전에 적응이 우선이다. 데뷔 이후 줄곧 한국도로공사에서 생활한 황민경은 지난달 1일 GS칼텍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얻어 도로공사로 이적한 센터 배유나의 보상 선수로 둥지를 옮긴 것이다.
다른 프로 스포츠와 달리 선수 이동이 적은 배구계에서 황민경의 이적은 화제였다. '도로공사=황민경, 황민경=도로공사'라는 인식이 팬들 머릿속 깊게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여파는 꽤 컸다. 황민경을 따라 GS칼텍스로 응원 팀을 바꾸겠다는 팬들도 속출할 정도였다.
황민경 역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황민경은 "도로공사팀을 위해 모든 것을 했는데 다른 팀 가라고 하니까 조금 서운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 설움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안 좋은 기억을 빨리 지워버리는 성격 덕분에 금세 활기를 되찾았다.
팀 적응 역시 순조로울 전망이다. 황민경은 "나현정을 비롯해 시은미, 표승주 등 친한 친구가 많이 있다"며 "어린 친구들이 많아 팀 분위기가 밝고 재미있다. 적응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GS에서 우승할래요!' GS칼텍스 배구단 선수 황민경이 서울 화곡동 자신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사실 황민경은 GS칼텍스와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프로 데뷔 첫 상대가 바로 GS칼텍스였다. 황민경은 당시를 회상하려 애썼지만 도통 기억해내질 못했다. 그는 "선수 입장할 때 엄청 떨렸던 것만 생각난다. 경기는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당시 경기에서는 GS칼텍스가 3-0 완승을 거뒀다.
황민경은 이제 GS칼텍스를 상대 팀으로 만나지 않는다. GS칼텍스에서 그야말로 만개할 일만 남았다. 황민경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황민경은 "정규리그와 KOVO컵 우승은 해봤지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아직 못 해봤다"며 "솔직히 여자 배구는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탓에 어떤 선수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우승 가능성이 달라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선수진만 보면 GS칼텍스의 전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운동선수에게도 팬은 힘의 원천이다. 황민경은 매년 자신의 생일에 팬미팅을 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때도 묵묵히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 대해 황민경은 "내가 배구를 하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배구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황민경.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