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의 행복한 타순 여행 "2번에는 정착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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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나비' KIA 나지완(오른쪽)이 19일 롯데와 원정에서 3회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리고 홈을 밟은 뒤 김창희 코치와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부산=KIA)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KIA의 시즌 10차전이 열린 19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전 김기태 KIA 감독은 이날 타순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나지완이 2번(타순)으로 들어갑니다"고 귀띔했다.

나지완은 KIA를 대표하는 거포로 테이블세터와는 살짝 어울리지 않는 타자다. 그러나 강한 2번 타자를 선호하는 김 감독이기에 나지완을 후반기 첫 경기 후보로 낙점한 것이다.

전반기 KIA는 신종길을 비롯해 김호령, 서동욱 등이 2번 타자로 나섰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영원한 캡틴이던 데릭 지터(은퇴)처럼 강공이 어울리는 2번 타자상으로는 살짝 아쉬웠다.

전광판 타순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나지완은 "감독님 덕분에 정말 많은 타순에 들어가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번에는 2번으로 쭉 나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김 감독이 KIA 지휘봉을 잡은 뒤 나지완은 1~9번까지 전 타순에 들어섰다. 2013, 14년 주로 4번 등 중심 타선에 있던 나자완이었다. 김 감독 부임 뒤 그래도 4번 타순이 73경기로 가장 많았지만 9번도 9경기나 될 만큼 다양한 타순을 소화했다. 2번도 올해 5번째 출전이었다.

물론 지난해는 지독한 부진 때문이었다. 나지완은 지난해 116경기 타율 2할5푼3리로 데뷔 후 최저 타율이 시달렸다. 7홈런 31타점은 73경기만 뛴 신인 시절인 2008년 6홈런 30타점 이후 역시 개인 한 시즌 최저 기록이다. 나지완의 부진 탈출을 위해 김 감독은 톱타자 기용 등 실험적인 타순 배치를 선보였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은 나지완을 2번으로 기용한 것이다. 올 시즌 나지완은 전반기 타율 3할 15홈런 50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개인 부진이 아닌 팀의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2번 전진 배치였다.

▲3회 선제 결승 2점포 작렬-5회 쐐기 득점까지

김 감독의 타순 변화는 적중했다. 나지완도 김 감독의 믿음에 120% 부응했다.

나지완은 0-0으로 맞선 3회 2사 1루에서 통렬한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롯데 선발 노경은의 시속 137km 초구 슬라이더가 몰린 것을 통타,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아치를 그렸다. 시즌 16호 홈런으로 후반기를 열어젖혔다.

강한 2번 나지완의 존재감은 5회도 이어졌다.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나지완은 이후 주자 도루로 1사 2루 상황에서 노경은의 4구째에 몸에 맞는 볼을 얻어냈다. 3회 홈런을 의식했는지 노경은은 나지완에게 쉽게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저, 예비 FA예요' KIA 나지완이 5회 롯데 선발 노경은의 몸쪽 직구를 뒤로 넘어지면서 가까스로 피한 뒤 쓰러져 있다.(부산=KIA)

 

결국 4구째를 몸에 바짝 붙인다는 게 나지완의 몸을 스쳤다. 얼굴 쪽으로 향한 직구에 나지완이 화들짝 놀라 뒤로 넘어지며 피했다. 한동안 쓰러져 있던 나지완은 하마터면 당할 뻔한 큰 부상 위험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결국 올 시즌 KIA에 유일한 승리를 거뒀던 노경은은 나지완을 상대한 뒤 강판했다.

나지완의 살신성인(?) 뒤 KIA 타선은 폭발했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4번 타자 이범호가 바뀐 투수 홍성민으로부터 우월 1타점 2루타를, 5번 브렛 필이 중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필의 적시타 때 나지완은 이범호와 함께 홈을 밟아 점수를 5점 차로 벌려 쐐기를 박았다.

결국 KIA는 나지완의 결승포 활약에 힘입어 6-1 승리를 거뒀다. 39승44패1무로 롯데(39승44패)와 동률을 이뤄 공동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올 시즌 롯데에 8승2패로 절대 우위를 이었다. 나지완은 3타수 1안타 1사구 멀티출루와 타점, 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김기태 감독은 "1번 신종길과 2번 나지완이 테이블세터 역할을 잘해줬고, 중심 타자들도 찬스에서 해결해줬다"며 타순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에이스 양현종이 6이닝 5탈삼진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쾌투로 시즌 5승째(7패)를 따냈다. 특히 4회 1사 1, 2루와 6회 무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넘긴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양현종은 "위기가 있었지만 동료들을 믿었다"면서 "후반기 첫 경기에 팀이 이겨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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