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류현진(29·LA 다저스)이 지난해 역대 최연소 만장일치 기록을 세우며 내셔널리그 MVP에 등극한 워싱턴 내셔널스의 거포 브라이스 하퍼와 첫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류현진은 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리는 2016 메이저리그 워싱턴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부상 복귀 후 두번째 선발 등판 경기다.
640일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온 류현진은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치른 복귀전에서 4⅔이닝 8피안타 2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올스타전 브레이크가 겹치면서 13일의 간격을 두고 두번째 등판에 나선다.
워싱턴은 우승을 노리는 강팀이다. 시즌 전적 56승37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이자 내셔널리그 전체 2위에 올라있다.
상대 선발투수는 좌완 지오 곤잘레스. 당초 워싱턴의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의 맞대결 가능성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로테이션이 조정됐다.
상대 선발투수와의 대결은 류현진이 아닌 타자들의 몫이다, 류현진은 워싱턴 타자들을 상대한다. 올해 워싱턴 타선을 이끌고 있는 주역 다니엘 머피도 있지만 무엇보다 류현진과 브라이스 하퍼의 첫 맞대결이 관심을 모은다.
좌타자 하퍼는 데뷔할 때부터 남다른 재능의 소유자로 주목을 받았다.
하퍼는 지난해 만 22세의 나이로 타율 0.330, 42홈런, 118득점, 99타점, 출루율 0.460, 장타율 0.649라는 '괴물'같은 성적을 남겼다. 이견이 없는 내셔널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하퍼는 만 19세였던 2012년에 데뷔해 류현진이 한창 뛰었던 시기에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했지만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었다.
하퍼는 올해 타율 0.252, 19홈런, 52타점, 출루율 0.394, 장타율 0.477을 기록하고 있다. 하퍼라는 이름을 지우고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OPS(출루율+장타율)가 9할에 육박한다. 그러나 하퍼라서 부진하다는 소리도 듣고 있다.
하퍼는 4월 한달동안 OPS 1.121을 기록하며 9홈런, 24타점을 쓸어담았다. 지난해 영광을 재현할 기세였다.
그러나 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집중 견제의 계기가 됐다. 시카고 컵스는 5월초 워싱턴과의 4연전에서 무려 13개의 볼넷을 내줬다. 고의볼넷도 4개. 아예 승부를 하지 않았다. 하퍼에게 얻어맞느니 걸어 내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하퍼는 집중 견제에 시달렸고 나쁜 공에 방망이를 돌리기 시작하면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BAbip)이 올해 0.249에 불과하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통산 BAbip은 0.333이었다.
지난해만큼 정교한 타격을 하지 못하고 있고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잘 날리지 못하고 있으며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할 때도 많지만 하퍼는 언제든지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한방이 있는 선수다.
올해만 놓고 보면 워싱턴 최고의 타자는 따로 있다. 2루를 맡는 좌타자 다니엘 머피다. 머피는 올해 타율 0.350으로 리그 1위에 올라있고 18홈런, 67타점을 기록 중이다. 좌투수 상대 타율도 0.314로 높다. 류현진을 상대로는 통산 9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워싱턴은 최근 머피를 3번에, 하퍼를 4번 타순에 배치한다. 머피의 타격 감각이 워낙 좋다보니 둘의 위치를 바꿨다. 3-4번으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과의 승부에 류현진이 집중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의 컨디션에도 관심이 쏠린다.
어깨 수술로 인해 오랜 기간 재활에 매진했던 선수의 복귀전치고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와 더불어 조금 이른 타이밍에 돌아온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다.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투구수 70개가 넘어간 5회 들어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0.3km로 뚝 떨어졌다. 4회까지의 평균 직구 구속은 145.1km였다.
미국 매체 'LA타임스'는 클레이튼 커쇼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류현진이 워싱턴전에서도 부진할 경우 그를 다시 부상자명단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팔 힘을 더 키우고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류현진에게는 매우 중요한 등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