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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3위·삼성 9위?' 이 순위표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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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표정의 염갈량과 야통' 넥센은 시즌 전 약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며 전반기를 3위로 마쳤고, 삼성은 우승후보라는 예상을 깨며 역대 최저인 9위로 후반기를 맞게 됐다. 사진은 넥센 염경엽(왼쪽), 삼성 류중일 감독.(자료사진=넥센, 삼성)

 

프로야구 출범 뒤 35번째 시즌의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올해 전반기는 그야말로 시즌 전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는 순위표가 형성됐다.

특히 약체로 분류된 넥센의 선전과 우승후보로 꼽혔던 삼성의 추락은 묘한 대비를 이뤘다. 넥센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로 장식하며 당당히 3위로 후반기를 맞는 반면 삼성은 또 다시 충격패를 안으며 역대 구단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먼저 넥센은 14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케이티와 원정에서 10-5 낙승을 거뒀다. 5연승으로 전반기를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1회 윤석민의 선제 솔로포와 5회 고종욱의 역전 결승 투런포, 9회 박정음의 데뷔 첫 쐐기 2점포 등이 폭죽처럼 전반기 3위를 자축했다.

48승36패1무, 승률 5할7푼1리의 넥센은 3위를 굳게 지켰다. 4위 SK(43승42패)와 승차는 5.5경기로 넉넉하게 포스트시즌 진출 안정권이다. 2위 NC(47승28패2무)와도 3.5경기 차다.

당초 넥센은 시즌 전 하위권으로 예상됐다. 전력 누수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4번 타자와 에이스에 마무리와 필승조까지 줄줄이 이탈한 넥센은 누가 봐도 하위권이었다.

4년 연속 홈런-타점왕 박병호(미네소타)는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고, 2014년 20승을 거둔 앤디 밴 헤켄(세이부)은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으로 향했다. 여기에 지난해 최다안타왕 유한준(케이티)과 마무리 손승락(롯데)도 FA(자유계약선수)로 나란히 4년 60억 원에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이뿐이 아니었다. 필승 계투 듀오 한현희와 조상우가 나란히 수술로 시즌을 접게 됐다.

'전반기 최고 히트다, 히트' 넥센 신재영은 전반기에만 10승을 달성하며 넥센 돌풍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자료사진=넥센)

 

그런 넥센은 그러나 순위표 3번째 자리에 올라 있다. 워낙 선수층이 두터운 1위 두산(55승27패1무)나 NC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SK, 롯데 등 가을야구 후보들을 밀어내고 앞서 있다.

넥센의 올해 팀 연봉 총액은 40억 원 남짓으로 10개 구단 중 최저다. 100억 원이 넘는 한화(7위)의 절반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가성비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다. 스타 선수들이 빠졌지만 남은 선수들이 공백을 차고 넘치게 메웠다.

신인왕을 예약한 신재영이 10승으로 혜성처럼 나타났고, 고종욱이 타율 2위(3할5푼6리)의 맹타로 타선을 지켰다. 김하성은 14홈런-15도루로 강정호(피츠버그)의 뒤를 이을 대형 유격수로 거듭났고, 김세현은 리그 구원 1위(26세이브)로 손승락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부족한 자원에도 충실하게 팀을 이끌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국가대표급 선수가 몇 명이나 빠졌나"라면서 "그런데도 저런 승률을 보이는 것은 정말 감독이 잘 하는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국의 몰락' 삼성, 도박-부상 파문 속 부진

반면 삼성의 전반기 순위는 다소 충격적이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정규리그를 제패하고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이 무려 9위다.

이는 역대 삼성의 가장 낮은 전반기 순위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삼성은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9위를 해본 역사가 없었다.

14일 경기는 올 시즌 삼성의 전반기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삼성은 포항에서 열린 롯데와 홈 경기에서 2-4 연장 11회 패배를 안았다.

삼성은 9회까지 롯데와 2-2로 팽팽히 맞서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지난해까지 삼성은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자신이 있었다. 리그 최고 불펜 안지만과 마무리 임창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터진 도박 스캔들로 뒷문이 헐거워졌다. 앞서 언급한 2명에 에이스 윤성환까지 해외 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두산과 한국시리즈 명단에서 제외됐다. 2010년대 최강으로 군림하던 삼성 몰락의 시작이었다.

결국 임창용은 방출돼 KIA 유니폼을 입었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경찰 수사 중단으로 가까스로 개막에 합류했지만 예년의 위력에는 못 미쳤다. 윤성환은 8승(5패)으로 그나마 지난해 17승(8패)의 기세를 이었지만 안지만은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 이를 만큼 구위 저하가 뚜렷했다.

지난 4월 초 1군에 합류한 삼성 윤성환(왼쪽)과 안지만이 도박 스캔들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자료사진=삼성)

 

특히 임창용의 뒤를 이어 마무리로 낙점됐지만 부진과 부상으로 자리를 심창민에 내줬다. 14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안지만은 2-2로 맞선 연장 11회 롯데 김문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황재균에게 결승 2점포를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시즌 5패째(2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은 5.79까지 치솟았다.

도박 파문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은 줄부상까지 이어졌다.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부상과 부진에 빠져 교체됐고, 타자 아롬 발디리스는 겨우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9리 4홈런 21타점에 그쳤다. 14일에도 병살타를 2개나 치며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신인왕 구자욱도 타율 3할6푼5리의 맹타를 휘둘렀으나 부상으로 전반기 47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삼성은 지난 10일 한화와 대전 원정에서 패배하며 창단 첫 10위 추락의 아픔을 맛봤다. 이후 약속의 땅 포항에서 심기일전을 노렸지만 롯데에 1승2패, 반등이 무산됐다. 김상현의 음란행위 파문으로 3연패를 당한 케이티가 아니었다면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칠 뻔했다. 그나마 케이티에 겨우 0.5경기 앞선 9위다.

넥센의 예상치 못한 선전과 삼성의 부진. 2016 프로야구 전반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두 팀의 행보였다. 과연 후반기에도 이들의 순위가 그대로 이어질지, 변화의 바람이 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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