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검사장. 넥슨 판교 사옥.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대박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06년 진 검사장의 넥슨재팬 주식 거래 과정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당초 사안의 핵심이었던 주식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10일 이금로 특임검사가 이끄는 수사팀에 따르면 수사팀은 진 검사장의 주식 특혜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애초 의혹이 불거지게 된 발단인 주식거래 과정의 불법성 여부가 사안의 '본류'라는 판단 때문이다.
수사팀은 특히 진 검사장이 2005년 6월 넥슨홀딩스 주식을 4억 2500만원에 샀다가 2006년 11월 넥슨 측에 10억여원에 판 뒤 다시 넥슨재팬 주식을 산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당시 넥슨재팬은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해 주가가 크게 올랐다.
수사팀은 해당 사안을 뇌물로 볼 수 있는지 법리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넥슨재팬 주식 취득 시점을 본다면 공소시효가 10년이기 때문에 오는 11월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수사팀은 진 검사장이 사들인 넥슨재팬 주식의 규모도 함께 따져보고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는 뇌물 수수 액수가 1억원 이상일 때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데, 넥슨재팬 주식을 1억원 어치 이하로 사들였다면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넥슨홀딩스가 아닌 넥슨 재팬 주식을 취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뇌물죄를 적용한다면, 법리 오해가 불거지고 기존 판례에 배치되는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무리한 법리구성이 될 수 있다"며 "최초로 뇌물로 주식을 받고 이후에 새로운 이득을 갱신한 사안이라 해도, 수뢰죄의 종료 이후에 발생한 일들이다. 결국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문제가 돼 기존 법리상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사팀은 진 검사장이 넥슨 홀딩스 주식을 팔고 넥슨 재팬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회장으로부터 모종의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수사팀은 넥슨재팬에 상장하는 업무에 관여한 넥슨 관계자들과 넥슨홀딩스 주주 등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진 검사장의 친인척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계좌추적을 진행하고 있다. 진 검사장의 주변을 샅샅이 수사해 불법성이 발견될 경우 엄정 처벌할 방침이다.
아울러 진 검사장이 친인척 명의로 리스 형태로 제공받은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다녔다는 의혹, 재산공개에 포함되지 않은 벤츠 차량이 존재한다는 의혹 등 다각도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진 검사장은 지난 3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재산이 12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며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을 받았다.
이후 진 검사장은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매입했었다고 하다 공직자윤리위 조사에서 처가 돈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2005년 6월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받아 넥슨 주주였던 이모씨로부터 넥슨 주식 1만주를 사들인 사실이 드러났다.
넥슨은 “2005년 진 검사장 등 주식 매수자들이 모두 근시일 내 자금 상환이 가능하다고 해 빠른 거래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정주 회장이 넥슨 자금으로 진 검사장에게 대여했다는 진술이 나오는 등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진 검사장은 이같은 경위로 사들인 주식을 검사장으로 승진한 지난해 모두 처분해 120억여원의 차익을 거두는 대박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