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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는 전남 기독교 유적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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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기독교 순례길 구성..'신앙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길'

올 여름 휴가 계획을 짜고 있는 기독교인 A씨. 아직 아이들이 어린 나이라, 기도원과 수도원을 가기에는 답답해 할 것이고, 그렇다고 해외로 성지순례를 떠나자니 비용과 시간이 문제다.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고 신앙도 되돌아볼 수 있는 휴가는 없을까.

전남, 기독교 순례길 구성

야월교회에 있는 순교 기념탑. 1908년 유진벨 선교사가 개척한 교회다.

 

전라남도가 기독교인들을 위한 순례길을 구성했다. 서부권과 동부권으로 나눠 모두 9개 코스를 구성했는데, 2일에서 4일의 일정으로 짰다.

서부권은 영광 숲쟁이공원을 시작으로, 백수 해안도로-야월교회-염산교회-칠산타워-신안 문준경 전도사 순교 기념관으로 구성됐다. 동부권은 여수 손양원 목사 순교 기념관을 시작으로 애양원-엑스포해양공원-광양기독교100주년기념관-느랭이골의 코스로 마무리된다.

서부권을 돌아보기로 결심했다면, 숲쟁이공원부터 들려보자. 숲쟁이공원은 조선 중종 때 축조된 법성진성의 연장으로 심은 느티나무 등이 100여 년 이상 성장해 이루어진 공원이다. 국가 지정 명승 22호이며, 2006년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바 있다.

숲쟁이공원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면, 야월교회로 가면 된다. 야월교회는1908년 유진벨 선교사가 설립해 개척한 교회다.

일제강점기에 농촌계몽운동과 애국운동, 신앙 교육을 전개했다. 해방을 맞았지만, 기쁨도 잠시. 1950년 9월에서 10월 사이에 65명의 전 교인이 순교하는 참상이 벌어졌다.

북한군의 칼에 죽음을 당한 유영심 집사는 ‘하는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찬송을 부르다가 죽음을 당했다.

교인들이 순교 당한 이후 야월리는 교회도 교인도 없는 마을이 됐지만, 1년 뒤 염산교회 청년들이 야월리에서 어린이를 모아 교회 교육을 시작하면서 야월리교회는 부활할 수 있었다.

가슴 아픈 과거를 보고 배웠다면, 이제는 간접적으로라도 체험해볼 시간이다. 야월리교회에서 가까운 염산교회는 한국전쟁 당시 전 교인의 4분의 3인 77명이 순교했던 곳이다. 염산교회의 1.2.3대 목회자 전원과 77명이 순교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3개월. 도망가에게 충분했지만, 그들은 도망 대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며 믿음을 지켰다.

의미도 있고, 신앙도 점검해보는 기독교 순례길

여수에 있는 손양원 목사 순교 기념관. 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과 '사랑의 원자탄'을 감상한 뒤 가면 더욱 좋다.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이 있는 증도는 주민 90% 이상이 기독교인이다. 천사의 섬이라고 불린다. 문준경 전도사는 북한 공산당에 의해 처형당했지만, 그녀의 순교는 증도 복음화에 밑거름이 됐다.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를 보고 배웠다면, 임자 진리교회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임자 진리교회는 문준경 전도사가 경성 성서학원(현재 서울신학대학교) 시절 개척한 곳이다.

전남 서부권에 기독교 순례길만 있는 건 아니다. 증도에 가면 소금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태평 염전이 한눈에 들어온다. 옆에 있는 소금박물관에서는 염생식물원과 염전 체험장 등을 볼 수 있다.

또 장장 12km에 폭 300m가 넘는 임자 대광해수욕장도 있다. 이곳에서는 승마 체험도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동부권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우선 여수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유적지다.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 손양원 목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과 '사랑의 원자탄'을 미리 감상하고 가면 더 많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여수 애양원 등 풍성한 기독교 유적지

초기 선교사들의 쉼터 역할을 했던 노고단 선교 유적지.

 

선교사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순천기독교역사박물관도 빼놓으면 섭섭한 곳이다. 순천시 매산길에 있는 박물관은 한국 근대사의 태동과 함께 시작된 호남 기독교 선교의 역사가 담겨 있는 장소다. 기독교 역사와 관련한 서적과 사진 등 650점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중앙교회와 조지와츠기념관, 매산중학교 매산관, 매산여자고등학교, 프레스톤 가옥 등을 돌아보는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1920년대 남장로회 선교사들의 풍토병 치료를 위해 지었던 노고단 선교 유적지도 가보면 좋은 장소다.

초기 선교사들이 가장 힘들어 했던 점은 질병. 남장로회 선교사들이 심신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일정 기간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지내는 것이 좋다는 의학적 견해에 따라 지리산을 선정하고, 건립을 시작했다.

이밖에도 전라남도에는 기독교 유적지가 무궁무진하다. 올 여름 전남을 찾아 선교사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휴가 방법 중 하나다.

안기홍 전라남도 관광과장은 "전남은 4대 종교 유적지 인근에 체험과 힐링 관광자원이 많아 순례 여행의 최적지"라며, "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항일 역사의식과 희생정신을 학습하는 특화 상품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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