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다시 젊어질 수만 있다면"…수술대로 향하는 중년 남녀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SBS스페셜' 성형 택하는 중년들 통해 '젊음'의 의미 되짚어봐

수술 직전의 석현자 씨(사진=SBS 제공)

 

#1. 석현자(57) 씨의 인생은 여느 중년 여성들의 삶과 다름없이 늘 분주했다. 두 아들을 키우며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장사를 해야 했고, 남편 뒷바라지를 하다 보니 곱기만 하던 손과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뱄다.

이제는 예쁜 전원주택을 짓고, 아담한 동네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리라 여겼던 현자 씨는 거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주름진 얼굴이 눈에 밟혔다. 험난했던 인생길을 꼭 빼닮은 듯 얼굴 가득 구불구불 줄 지어 늘어선 주름을 보며 한숨은 더욱 늘었다.

그래서 현자 씨는 최근 성형 수술을 결심했다. 하지만 남편은 혹시 모를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 아내의 수술을 반대하고 있다. "왜 환갑이 가까운 나이가 돼서야 성형 수술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자 씨는 왜 이제 와 성형을 하려는 것일까.

"철없을 땐 사는 게 바빠서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돈 벌어야 되고 애들 길러야 되고, 나라는 존재가 나를 잊어버리고 살다가 딱 보니까 내가 너무 늙어가지고 이대로 가다간 정말 우울하고 마음이, 이게 아닌데…. 나 10년 만 좀, 약간만 댕겨가지고 10년 만 즐겁게 해피하게 (살고 싶어요)." - 석현자 씨 인터뷰 중

#2. 성형 수술을 받기 위해 적금까지 붓고 있다는 이점오 씨는 남편이 출장을 가거나 집을 비울 때마다 몰래 주름제거 수술을 비롯한 성형을 해 왔다.

얼마 전 남편 최홍선(70) 씨 역시 눈 성형을 했다. "어르신" 소리를 듣는 것이 끔찍하게 싫다는 홍선 씨는 최근 또 한 번의 성형을 계획하고 수술대 위에 올랐다. 볼에 깊게 패인 팔자 주름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내가 그 전부터 직장생활 했지만 다시 더 좋은 더 큰 직장으로 옮겨보려고 이력서를 거의 한 30개를 인터넷 전자 접수를 시켰는데, 전부 생년월일만 보고 '노' 하더라고요. 하얀 머리는 물도 들이고 또 얼굴에 주름이 많으면 성형을 꼭 해야 되겠다는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나는 80살까지 관리소장 할 거예요. 80살까지 하기 위해서 얼굴을 가꾸는 거예요." - 최홍선 씨 인터뷰 중

얼굴 주름을 걱정하는 최홍선 씨(사진=SBS 제공)

 

10일(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스페셜'에서는 '젊음도 성형할 수 있나요'라는 주제로 젊음을 되찾기 위해 성형을 택하는 중년들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중년 남녀가 수술대로 향하는 것은 단지 외모를 가꾸기 위함이 아니다. 그들이 성형을 하는 이유는 젊은 시절 아등바등 사느라 잊고 지냈던 자신의 인생을 되찾거나, 혹은 수 십 년 넘는 여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다.

그래서 결코 가볍지 않은 선택이다. 지난 2008년 서울시에서 만 15세 이상 가구원 4만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가구원의 40%가 얼굴 성형수술을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각각 33.4%, 24.1%를 기록한 20, 30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성형 시장의 규모는 7조 5000억 원에 달한다. 그 중 주름제거 수술이나 필러, 보톡스 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31.6%에서 2014년 48.6%로 4년 사이 17%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성형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면서 부작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오늘 당장 수술하고 싶어요. 얼굴 일단 찢어 놓고 있더라도 한 1년 후에는 될 수 있다는 희망? 그거라도 희망이 있으면 좋겠어요." - 이윤정(가명) 씨 인터뷰 중

하루 온 종일 두세 군데의 병원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과가 됐다는 윤정 씨는 한여름에도 늘 얼굴에 마스크를 끼고 산다. 알레르기 증상 때문에 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가 더 젊고 예뻐진다는 얘기에 성급히 안면리프팅 수술과 코 수술을 함께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리프팅 수술 뒤 그녀는 주름이 쫙 펴진다는 의사의 말과 달리 오히려 얼굴이 비대칭이 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렸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수술 후 고름이 차오르기 시작한 코였다. 세 번의 재수술에도 마치 코끝이 잘려나간 듯 비정상적인 형태가 돼버린 지금, 마스크 없이는 바깥출입을 할 수 없게 됐다.

"다들 하니까 그냥 좋은가 보다 하고 한 거지. 어차피 돈 들어가니까 또 맞으면 좋아지는 건 줄 알고 또 맞았더니 그냥 이렇게 부은 거 같은 거야. 얼굴이, 풍선 아줌마 같이…." - 박선희(가명) 씨 인터뷰 중

선희 씨처럼 싼 가격에 현혹돼 불법시술을 받은 경우도 심각하다. 10여 년 전, 불법 필러 시술을 받은 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얼굴 때문에 마치 죄인처럼 고개 숙인 채 살아 왔다는 선희 씨는, 이제 밉던 곱던 간에 자연스럽게 주름진 자신의 옛 얼굴이 더 아름다웠노라 고백한다.

이번 주 SBS스페셜을 통해, 젊음을 되찾고자 성형 수술대 위에 오른 사람들의 사연과 그들이 찾고자 하는 '젊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